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골퍼 3명에게 마약복용 혐의를 뒤집어씌워 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인질강도)로 정모(38)씨와 서모(33)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정씨 등은 지난달 11일 평소 친분이 있던 프로골퍼 윤모(34)씨 등 3명을 태국 방콕의 한 나이트클럽으로 불러내 함께 술을 마셨다. 그런데 곧 현지 경찰 7명이 들이닥쳐 윤씨 등에게 약물 간이검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정씨와 사전에 공모한 가짜 경찰이었다.
가짜 경찰들은 검사 후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윤씨 일행을 마약복용 혐의로 체포해 경찰서로 위장한 건물로 끌고 갔다. 이어 ‘돈을 주면 풀려날 수 있다’며 1인당 100만 바트(약 4000만원)를 요구했다. 정씨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윤씨 일행과 함께 체포됐고, 공범인 서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자신의 신용카드와 시계를 맡겨 230만 바트를 대신 내준 뒤 풀려났다.
정씨 등은 이어 피해자들의 여권과 골프채 등을 빼앗은 뒤 “대신 내준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국내에 마약복용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2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정씨 일당의 범행은 ‘현지 경찰에 체포됐는데 경찰이 돈을 요구한다’는 전화를 받은 윤씨의 누나가 태국 주재 한국 대사관에 신고하면서 들통났다.
국민일보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