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LIG클래식 우승으로 KLPGA 첫 승 신고한 김지현2(왼쪽)과 동명이인 김지현(KLPGA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지현이도 많은 축하를 받을 것 같다.”
2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LIG손해보험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한 김지현(21·웅진코웨이)이 다소 엉뚱한 우승 소감을 전했다.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해가 됐다.
그가 말한 ‘지현’은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에서 공동 5위로 선전한 김지현(21·CJ오쇼핑)이다. 당시 웅진코웨이 소속 김지현은 본의 아니게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번에 우승한 김지현의 협회 공식 등록 이름은 김지현2다. CJ오쇼핑 소속의 김지현이 정회원에 먼저 가입했기 때문에 ‘2’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한다.
올해 3승으로 투어를 지배하고 있는 김자영(21·넵스)도 한동안 김자영2로 살았다. 그러다 첫 우승을 신고한 후 비로소 ‘2’를 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스코어카드에 적는 공식 이름은 김자영2다.
첫 우승 당시 김자영은 “솔직히 기분이 상했다. 개명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이라 포기했다”고 말했었다.
KLPGA 투어 선수 중 가장 많은 이름은 이정은이다. 정회원 5명에 세미프로 2명까지 모두 7명이다. ‘골프 선수로 키우려면 이정은으로 지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현재 상금 랭킹 22위를 달리고 있는 이정은(24·호반건설)의 공식 이름은 이정은5다. 세미프로는 이름 뒤에 A와 B를 붙인다.
남자 선수들은 조금 다르다. 정회원 가입 번호를 뒤에 붙인다. 입회 연도가 대부분 달라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단, 두 명의 ‘김도훈’이 등장하기 전까지 얘기다.
2007년에 나란히 프로에 입문한 대구 출신 김도훈(22)과 부산 출신 김도훈(22)은 회원 가입 날짜도 같아 각각 ‘752’, ‘753’이 이름 뒤에 붙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두 선수 모두 출중한 기량을 갖고 있어 팬들을 헷갈리게 한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합작으로 이름을 알린 두 선수. 하지만 김도훈752가 2009년 신인왕에 오르면서 ‘김도훈’을 선점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2010년 김도훈753이 첫 우승을 신고하면서 무게추가 되돌아왔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