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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도 안 베낀다"… 표절 없는 淸淨학과들

[기타] | 발행시간: 2013.04.08일 03:03

[죄의식 없는 '표절 대한민국'] [7] 표절 퇴치, 희망은 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대충은 없어"

학사 졸업논문도 엄격히 심사… 학과 논집, 해외서 필독서 꼽혀

-연대 천문우주학과 "표절은 범죄"

한 문장이라도 똑같아선 안돼… NASA도 인정, 공동연구 진행

논문 표절이 국내 학계의 일반적인 현상이 돼있지만, 표절에서 자유로운 '청정(淸淨) 학과'도 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의 논문 지도는 혹독하기로 악명 높다. 석사 논문을 쓰는 데 최소 3년, 박사 논문은 최소 6년이 걸린다. 이 학과에선 수료 기간을 채웠다고 논문도 대충 통과시켜주리라 기대했다간 큰코다친다. 이 학과의 한 석사 과정 학생은 "10년 넘게 있고도 교수들에게 인정받지 못해 박사 학위를 못 받고 떠난 사람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과별로 차이는 있지만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석사는 2년, 박사는 5년이면 따고 이보다 적게 걸리는 곳들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의 학위 논문 심사 과정은 까다롭기 그지없다. 논문 심사 대상자는 심사 전에 참고 문헌 목록을 모두 교수에게 제출하고, 교수들은 심사 대상 논문의 참고 문헌까지 모두 읽어보고 심사장에 들어간다. 학과장 김병준 교수는 "자기 생각이 아닌 남의 생각을 인용 부호 없이 가져오는 것은 모두 표절"이라며, "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다. 수년 전엔 한 학생의 학사 졸업논문 표절이 드러나 해당 학생의 졸업이 한 학기 유예됐다. 이 학과는 연구 성과도 세계적이다. 학과가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논집'은 정식 학술지가 아닌데도 해외 동양사 연구자들 사이에 '필독서'로 통한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도 표절 청정 학과로 명성이 높다. 이 학과 이영욱 교수는 "우리 학과는 '한 문장도 똑같아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며 "본인의 오리지널 리서치가 아닌 내용이 논문에 들어가는 것은 범죄"라고 말했다. 학위 논문 심사와 관련, 한 천문우주학과 관계자는 "타 대학처럼 심사 대상자의 지도교수가 심사위원 교수들보다 선배라고 해서 '눈치'를 봐가며 대충대충 심사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고 했다. 이 학과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SCI(과학기술논문색인)급 학술지 중에서도 정상급에만 1년 평균 50여편의 논문을 게재한다. 모두 영어 논문이다. 학과의 우수성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인정해 1998년부터 작년까지 두 기관이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두 학과 외에 최근 표절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한 다른 대학들의 자정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앙대는 7일 연구 부정 문제를 조사하는 연구윤리위원회(연구진실성위원회) 상설화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 한상준 교무처장은 "연구윤리위원회는 제보가 들어와야만 조사하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신규 임용 교수 논문 검증은 물론이고 학위·연구 논문 대필·표절까지 검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강대는 학위·연구 논문의 연구윤리 부정행위를 검증·교육하는 윤리센터를 이르면 다음 학기에 개설한다. 윤리센터에선 논문 표절·대필 문제를 포함해 대학 내 전반적인 윤리문제를 모두 다룰 예정이다.

표절 방지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대학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숙명여대·계명대·건국대 대학원은 표절 방지 프로그램 '턴잇인(Turnitin)'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양대·인하대 등이 이미 도입을 결정한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단행본·논문 데이터베이스(DB)와 이용 대학이 제출한 논문의 유사성을 단어 단위로 검사해 표절을 가려낸다. 턴잇인 서비스업체인 아이패러다임스 코리아의 유영재 대표는 "최근 논문 표절 사태가 사회적 이슈가 된 뒤 하루 3~4곳의 대학이 문의를 해올 정도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가 오는 9일 건국대에서 개최하는 연구 윤리 세미나에는 국내 50여개 대학이 참가를 신청했다.

[양승식 기자]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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