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한눈 팔 때 극적 탈출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보스턴테러 용의자들에게 차량을 탈취당하고 납치당한 피해자가 미국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살아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뉴스는 23일 보스턴테러용의자인 차르나예프 형제에게 벤츠 차량을 빼앗기고 납치까지 당한 피해자가 중국계 이민자여서 살해를 모면했으며 이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탈출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가 이들 형제와 마주친 것은 지난 18일 밤. 주유소에 차를 세우고 앉아 있는데 누군가 조수석의 유리창을 두드렸다. 유리창을 내리자 이 남성이 갑자기 차문을 열고 들어와 권총을 들이댔다.
타메르란(26)으로 추정되는 이 용의자는 “보스턴 폭탄사건 알지? 내가 그랬어”하고 말했다. 그는 권총에서 탄창을 분리해서 총알이 장전된 것을 보여주면서 “장난이 아니야” 하고 위협했다.
타메르란의 위협으로 차를 이동시킨 피해자는 또 다른 지점에서 두 번째 용의자 조하르를 태웠다. 이들 형제는 트렁크에 무엇인가를 채웠다. 폭탄과 탄약이었다.
피해 남성은 WCBC-TV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내가 어디 출신인지 물었다. 중국인이라고 했다. 정말 무서웠다. 나를 해치지 않을거라고 그들이 말했지만 나중에 죽일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내가 미국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살아난 것 같다”면서 “그들은 서로 외국어(러시아어)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형제는 갖고 있는 돈을 내놓으라고 했고 수주으이 45달러를 주자 ATM 카드를 뺏어서 돈을 더 찾았다.
MIT의 대학경찰을 살해한지 얼마 안돼 차량을 탈취한 이들은 연료가 떨어지자 한 주유소에 들렀다. 한 명이 돈을 지불하는 사이 다른 한 명이 연료를 넣었다. 피해자는 이 때를 놓치지 않았다.
“안전벨트를 풀고 차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때 한명이 나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정말 빨리 달아났다. 이들은 욕을 했지만 쫒아오지 않았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번 사건의 중대한 증인이 된 피해자는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무섭다. 난 아주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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