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승무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포스코에너지의 A 상무가 탑승했던 A380 항공기 기내 모습. 사진은 2011년 6월 이 항공기 취항 기념 시험비행 행사 때의 비즈니스석 모습이다. /오종찬 기자
-라면 맛에 불만 많았나?
A380, 물 80도 이상 못 끓여 전자레인지로 보완해서 제공
-응대 소홀했을 가능성은?
당시 비즈니스석 승객 78명에 전체 승무원의 절반 11명 배치
-해당 승무원은 어떤 직원?
대한항공 "상위 10% 우수직원… 먼저 마음 상하게 했을리 없어"
대한항공 승무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포스코에너지의 A(53) 상무가 23일 회사에 사표를 내고 잠적한 가운데 인터넷에선 A씨가 명백히 잘못하긴 했지만 다른 정황도 있지 않았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A씨가 탔던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엔 당시 승무원들이 2~3명밖에 보이지 않았으며, 해당 기종에선 라면 맛 때문에 예전부터 승객들의 불만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해당 항공기엔 당시 승무원 23명이 타고 있었고 2층 프레스티지석에서도 11명이 승객을 응대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당시 승객은 379명으로 A씨가 탔던 프레스티지석엔 78명의 승객이 있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국 항공사들은 A380을 운용하면서 보통 20여명의 승무원들이 500명에 가까운 승객들을 응대한다"며 "국내 항공 운항 기준도 승객 50명에 승무원이 1명 이상 타도록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A380 기종은 현재 국내에선 대한항공만 2011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뉴욕, 독일 프랑크푸르트, 홍콩 노선에 운항하고 있으며 총 407석 규모다. 1층에 일등석 12석과 일반석 301석을, 2층에 프레스티지석 94석을 마련하고 있다.
라면 맛을 두고 평소 승객들의 불만이 잦았다는 지적에 대해 대한항공은 "항공 안전 규정이 강화되면서 A380 기종은 물을 80도까지만 데울 수 있게 설계돼 있다"며 "하지만 별도로 전자레인지를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조리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식 대신 라면을 찾는 승객은 소수이고 전자레인지를 활용해 라면 맛을 조절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며 "사건 당시에도 A씨가 처음 라면이 설익었다고 하자 전자레인지에 추가로 돌려 제공했다"고 말했다. 또 "해당 승객은 항공기에 탄 이후 좌석과 밥맛 등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았다"며 "사건의 본질은 라면이 아니다"고 말했다.
승무원이 먼저 A씨 마음을 상하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해당 승무원은 상위 10% 안에 드는 우수한 직원으로 그럴 리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에너지 측은 이날 "A씨가 최근 사태에 대해 사죄하는 뜻으로 사직서를 냈고, 본인의 의사를 받아들여 사표를 바로 수리했다"고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는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운항 중인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 업무를 방해하는 승객에 대해 최고 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항공 안전·보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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