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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김차장, 추석이 두려운 이유

[기타] | 발행시간: 2013.08.03일 06:22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일러스트=임종철

"아, 나도 주말이나 명절에는 편하게 쉬고 싶다."

A은행에 다니는 윤미나씨(31.가명)는 책상 위에 놓인 달력을 볼 때마다 짜증이 난다. 내달초 시어머니 생신을 맞아 강원도 속초로 떠나는 가족여행을 자신과 한마디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정한 식구들이 원망스럽기 때문이다. 윤 씨 부서는 신임 팀장이 부임해 업무 분위기를 다잡는 상황이어서 연차를 내고 여행을 떠나기가 못내 마음에 걸린다. 가족여행을 다녀온 후 2주 뒤 추석 명절까지 치를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윤 씨는 만약 친정 어머니 생신이었다면 여행 일정을 조율했을 것이다. 하지만 윤씨는 입도 뻥긋 못하고 있다. 결혼 후 처음 맞는 시어머니 생신과 추석 명절이어서 자칫 무개념(?) 며느리로 찍히고 싶지 않아서다. 그러나 "○○콘도로 예약할까", "속초에 가면 □□식당은 꼭 들르자" 등 눈치 없이 장황한 여행 계획을 말하는 남편까지 미워지기 시작했다.

대기업 B사의 13년차 직장인인 김윤주씨(39.가명)도 올 추석 연휴를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지난 설 명절에는 연휴가 짧아 귀성을 건너뛰었다. 교통난을 걱정하던 남편이 시부모님께 귀성 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올 추석은 꼼짝없이 시댁에 내려가야 한다. 명절에 어른들을 찾아뵙는 것은 당연한 도리지만 꼬박 7∼8시간을 차안에서 시달릴 생각만 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먹먹해진다. 기름 냄새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배도록 음식을 장만해야 하는 것도 참기 힘들다.

추석 당일에는 차례를 지내고 점심을 다 마쳐도 선뜻 귀경길에 오를 수 없다. 시어머니는 매번 시누이들이 오후에 도착하는데 밥을 차려주고 가라고 은근히 압박한다. 이럴 때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매형들은 잘 있나. 사업은 잘 된대?"라며 너스레를 떤다. 연휴가 긴 명절에 늘 펼쳐지는 광경이다. "역시 친정집이 좋다"며 소파에 누워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전업주부 시누이들을 보면 "너희들만 친정 있냐, 나도 친정 가고 싶다"는 말이 목까지 올라온다.

2∼3년전 명절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친정에 인사도 못하고, 몸져 누운 적도 있다. 김씨는 "매일 아침 회의에다 야근까지 서며 피로가 쌓였는데 명절까지 시댁에서 보내는 것은 정말 곤욕"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아예 명절 연휴가 짧은 것이 더 좋다는 생각까지 한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올해 초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에게 '가장 이상적인 명절'을 묻자 응답자의 44%는 '명절 연휴에 가족 여행 떠나는 것'을 꼽았다. 또 36%는 "차례를 안 지내거나 남성들이 일하는 명절"이라고 답했다. 대한민국 여성들이 명절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보여주는 결과다.

만성피로에 찌든 '직딩 며느리'들은 외치고 싶다. 아들만 회사에서 큰 일하는 것이 아니라고. 며느리도 똑같이 힘들다고. 그래서 주말과 명절에는 제발 다리 쭉 뻗고 쉬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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