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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겨우 원점인데… ‘남북관계’ 혼자 앞서가는 정부

[기타] | 발행시간: 2013.08.16일 14:03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관련, 일각에선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 정부가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다”며 ‘과속론’을 제기하고 있다.

개성공단이 북한측의 일방적인 폐쇄조치 이후 우여곡절 끝에 정상화의 수순을 밟음으로써 겨우 원점으로 되돌아 온 것에 불과한데도 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추석 전후 이산가족 상봉’과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설립’ 등 수많은 제안들을 마구 쏟아냈다는 것이다.

또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방지와 책임 소재의 주체를 ‘북한’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류에서 후퇴해 14일 전격 합의를 이끌어 낸 점도 정부의 남북관계 과속론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은 일정 규모와 범위의 군사력을 철수시켜야 하는 고도의 신뢰를 요하는 것이어서 시기상조론도 제기되고 있다. 핵문제,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 등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점에서 남북관계 과속론을 제기하는 시각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16일 남북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4일 7차 당국간 회담에서의 남북 당국간 전격 합의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6차 회담에서 북측이 제안한 합의서 내용 등과 7차 회담의 합의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내치불안’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속도를 높여준 계기가 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다. 6차까지 진행된 개성공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재발방지와 책임주체를 ‘남과 북’ 공동이 아닌 ‘북한’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것은 물러설 수 없는 원칙이었다.

정부는 대북 원칙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재발방지의 주체를 남과 북 공동으로 표기했지만, 개성공단 통행금지와 근로자 철수 등이 모두 북측이 취해야 할 재발방지책들임이 명백한 데다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와 공단의 국제화 등을 통해 이중, 삼중으로 재발방지 조치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3일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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