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전문브랜드 출범… 현대기아차도 잰걸음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을 겨냥해 저가 자동차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일본 닛산자동차는 50만엔(약 690만원) 가격의 저가차를 개발해 신흥시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혀 저가차 개발 경쟁에 불을 붙였다. 그동안 저가차 시장은 현지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닛산은 오는 2014년을 목표로 `닷선(datsun)'이라는 전문브랜드로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도요타, 스즈키,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은 신흥시장에 가격이 저렴한 소형차를 출시해왔으나, 닛산처럼 신흥시장을 겨냥한 전문 브랜드를 출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러시아 자동차시장이 오는 2020년에 연 판매량 400만 대로 세계 6위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중국은 이미 1700만대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외 인도,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가들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수요가 매년 20~30% 가량 성장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닛산이 닷선을 출범한 것은 새로운 브랜드로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 수요를 잡으면서, 기존 브랜드 이미지는 지키겠다는 전략을 풀이된다. 브랜드 이미지가 큰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부문에서 저가차와 기존 차량과 차별화를 두겠다는 의도다.

자동차 업체들은 포화상태에 달한 북미, 유럽시장과 별개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서 자동차 구매층으로 꼽히는 중산층 소득은 5000달러~1만달러 사이로 선진시장에 비해 구매력이 절반 이하로 낮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편의사양을 제외하거나 최소화한 저가차량을 투입해 선진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닛산이 신흥시장 전문 브랜드를 발표한 것은 글로벌기업들이 신흥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자동차 제조업에서 원가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체들이 신흥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1차, 2차, 3차 업체로 수직계열화된 구분된 자동차 부품사업이 대체부품 확대, 범용 부품 적용 확대, 복수벤더 또는 생산거점 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타임스 이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