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광 기자]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의 수사 기밀문건을 증거로 제출해 논란이 일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심리로 열린 17일 김 전 청장의 공판에서 변호인측은 수사기밀자료에 속하는 압수수색영장 신청에 대해 검찰의 수사지휘 내용을 담은 자료를 증거로 제출했다.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모씨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자 검찰이 영장기각 사유를 밝힌 것으로 김 전 청장이 휴대폰 압수수색 영장 청구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검찰에서도 동의했다 점을 보여주기 위해 제출된 증거다.

하지만 해당 증거는 검찰 측과 공식적인 절차를 밟거나 법원에 사실조회 신청을 하지 않은 채 김용판 전 청장 측에서 임의로 제출한 것이어서 검찰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검찰은 “수사기밀인 자료나 적법한 절차없이 증거로 제출된 데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지닌다”며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를 변호인 측에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호인측에서는 다음부터 모든 서면 자료마다 적법하게 입수했다는 증명을 남기겠다고만 했을 뿐 입수경로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이범균 재판관도 입수경로에 대해 다음 공판 때까지 서면으로 제출하거나 다음 공판에서 구술할 것을 지시하고 검찰의 의의사항을 조서에 기록하도록 했다.

김 전 청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27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