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휘어지는 스마트폰에 이어 휘어지는 배터리가 곧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속속 출시된 휘어지는 전자기기에 딱딱한 배터리는 큰 장애물이었다. 이번에 개발된 배터리 기술로 인해 웨어러블 컴퓨터 기술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아웃도어 의류에 적용할 경우 한겨울에도 입으면 땀나는 옷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KAIST EEWS 대학원 최장욱 교수(39), 이정용 교수(40), 기계공학과 김택수(36)는 휘는 것은 물론 접어도 안전하게 작동하면서 태양열로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섬유가 반복적인 움직임에도 변형되지 않는 점에 착안해 배터리에 유연한 특성을 부여했다. 폴리에스터 섬유에 전통적인 기술인 니켈 무전해 도금을 한 후, 전극 활물질로 양극에는 리튬인산철산화물을, 음극에는 리튬티타늄산화물을 얇게 도포해 유연한 집전체를 개발했다. 개발된 배터리는 섬유의 유연함을 유지할 수 있어 구부림·접힘·구겨짐이 모두 가능하다.
특히 집전체 골격으로 쓰인 3차원 섬유구조는 반복적인 움직임에도 힘을 분산시켜 전극물질의 유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전지의 구동을 원활하게 해 5000회 이상 접어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2V의 전압과 85mAh의 용량이며, 이는 추가적인 최적화 과정을 통해 맞춤형 디자인을 할 수 있어 다양한 웨어러블 응용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휘어지면서도 가벼운 특징을 갖는 유기태양전지 기술을 적용, 옷처럼 입고 구김이 가는 상태에서 태양광으로 충전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최장욱 교수는 “지금까지 입는 전자제품 개발에 있어 가장 큰 난관이었던 입는 배터리의 실마리를 풀어 미래 2차전지 분야 핵심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이라며 “다양한 소형 모바일 전자기기를 입고 다니는 새로운 IT(정보기술) 시대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분야 세계적 권위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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