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경제·인민생활' 강조
전문가 "처형 함구령 내린 듯"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9일 1~3면에 걸쳐 '경제 강국 건설'과 '인민 생활 향상'을 강조하는 기사와 논설을 실었다.
장성택 처형,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행사를 거치면서 극대화됐던 '공포정치' 분위기에서 벗어나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연간 계획을 완수한 기세로 용기백배, 신심 드높이 힘차게 전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국 각지 생산 현장에서 올해 생산 계획을 앞당겨 완수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강원도 원산 경공업 공장, 평안남도 안주 절연물 공장 등이 올해 연간 계획을 이미 달성하고 그 여세를 몰아 '생산 돌격전'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이 이날 '평양 살림집 건설' '세포 등판(축산 단지) 개간' 등 개발·건설 분야에 공을 세운 노동자들에게 감사를 보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3면에는 "전국 각지 당 조직들이 인민 생활 향상에 적극 이바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일을 하고 있다"며 모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 12일 장성택 처형 이후 '장성택 일당'의 종파(宗派) 행위와 비리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또 지방의 당 조직, 기업소·협동조합 등 각계각층에서 장성택을 성토하는 발언과 행사를 보도했다.
그러다 16일부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추모 분위기'로 방향을 틀었고 19일부터는 '경제 건설'로 돌아선 것이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제 분야에서 김정은 업적을 강조함으로써 장성택 처형 이후 주민 동요를 막고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소식통들은 이날 "북한 내에서 장성택 처형 사건에 대한 함구령이 떨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모부 처형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핵·경제 병진 정책이 실패할 경우 김정은은 정치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