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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寒食)의 기원지…공중도시(空中都市) 면산

[기타] | 발행시간: 2014.03.16일 09:05
[머니투데이 조용만 ][편집자주]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하는 여행 칼럼니스트.

[[딱TV]조용만의 딱거기 - ]

싱그러운 봄바람이 불고 푸름이 만발해지면 누구든 답답한 공간에서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기 싫어지는 법. 광활한 자연과 신록을 마음껏 맛볼 수 있는 여행지를 한 곳 소개해 본다.

중국 산시성(山西省) 진중(晋中)에 있는 면산은 찬(寒) 음식을 먹는(食) 날인 한식의 기원지로 이름난 곳이다. 한식은 동지(冬至)로부터 105일째가 되는 날로 양력으로는 보통 4월 5일이나 6일쯤인데 올해는 바로 4월 6일이다.

우리네 한식은 조상에게 제를 지내고 성묘를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이 한식은 진나라의 명신 개자추(介子推)의 일화로부터 시작된다. 개자추의 전설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춘추시대 진문공이 19년 동안 망명 생활을 할 때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개자추 자신의 허벅지 살을 잘라내어 왕을 위해 고깃국을 끓여 진상한 일이다.

오랜 망명 생활을 끝낸 진문공은 망명 시절 충직히 따르던 신하들을 비롯하여 항복한 적국의 신하들에게까지 관직을 내렸으나 충직한 신하였던 개자추를 깜박 잊고 상을 주지 않았다. 이에 개자추는 서운한 마음에 노모와 함께 면산 깊은 산중에 숨어 버리게 된다. 진문공이 뒤늦게 군대와 사람들을 풀어 개자추를 찾으려 했으나 그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에 산에 불을 놓으면 그가 나오리라 생각한 진문공은 불을 놓게 했으나 오히려 개자추는 어머니를 업은 채 나무를 끌어안고 불에 타 죽었다. 이후 진문공은 개자추를 애도하는 뜻에서 그날에는 불을 쓰지 않고 찬밥을 먹게 한 데서 한식이 유래했다는 것이다.

가이드의 개자추 일화를 들으면서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가 좁고 구부러진 절벽도로를 따라 아슬아슬하게 십 여 분 정도 들어가면, 관광객들의 탄성이 들림과 동시에 차창 밖으로는 멀리 산 중턱의 사원들과 건축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탄성은 면산의 시작임을 알린다.

개자추의 일화처럼 사람 하나 숨어버리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찔한 산세와 깊은 협곡들의 웅장함에 은근히 기가 죽어버리는 곳이다. 그 중 압권은 해발 2,000m 위 깎아지른 절벽에 세워진 불교와 도교 사찰, 그리고 그 어디서도 보기 드문 장관인 절벽 위 호텔들. 협곡을 따라 안개가 피어나서 슬금슬금 차가 오가는 도로마저 가려버리면 말 그대로 공중도시(空中都市)가 되는 것이다.






자연과 인공 건축물의 조화가 오묘하고 아슬아슬하다. 동이 틀 때나 석양이 질 때의 빛과 그림자의 조화는 선계(仙界)가 눈앞에 있음을 말해준다. 속세와 인연을 끊고 기계와 단절된 채 영원히 머무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때문에 면산에서의 숙박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어버린다.

일찍 나서서 하루면 관광을 끝낼 수도 있겠지만 일부러 하루를 머물러서 이른 새벽에 협곡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마음을 띄워보고, 늦은 오후에는 사원에서 나오는 길이든, 협곡에서 나오는 길이든 해가 산을 넘길 무렵을 놓치지 말아서 산중턱 작은 망루에 걸린 석양을 바라보며 무릉도원이 여기인가 느껴봐야 한다.




해발 2,072 미터의 산 정상에 위치한 개자추(介子推) 모자를 기리는 사당외에도 이곳 면산에는 대라궁, 중국에서 가장 많은 12 등신불을 모셔놓은 정과사, 운봉사 등이 있으며 운이 좋다면 아찔한 운봉사 위 절벽에서 종을 매다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개공사당






산길을 따라 면산 위에 세원진 대라궁(大羅宮)에서 내려다 본 면산 계곡 .



각종 사원들과 역사에 대한 공부가 살짝 지겹다면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간단한 트래킹 코스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다만 절벽 위 도로 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가야하니 심장이 약한 분들은 조심해야 한다.

바로 천교 이다. 한쪽은 길이가 300 미터, 너비는 1 미터도 채 안되는 세계에서도 특이한 구름 잔도이다.산정은 골짜기로부터 300 미터정도 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허공에 떠있는 다리 같다. 구름이 많은 날 다리 위에서 산책하노라면 구름은 발 아래로 흐르고 있어 구름위에서 걷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서현곡 풍경구 또한 면산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이다. 사원으로 들어가는 듯한 입구를 지나 계단에 올라서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나게 된다. 시원한 폭포수 옆으로 쇠사슬을 잡고 올라서면 철판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만나게 되고 징검다리 건너듯 하나씩 밟고 들어가면 산 속의 또 다른 계곡을 만나게 된다.








면산 자체만으로 뭔가 아쉽다는 생각은 하지 마시라. 바로 중국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태항산 대협곡을 들러 광할한 대륙의 기세를 누리는 즐거움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태항산 관광은 대표적인 코스가 세 가지 있는데 도화곡 협곡, 환산선 풍경구, 왕상암 풍경구 로서 도화곡은 보도로, 환산선과 왕상암 풍경구는 전동카트를 연결한 관광용 차량이나 소형 차량을 타고 이동하게 된다. 태항산의 아름다운 협곡중 하나인 도화곡 협곡은 엄동설한에도 꽃이 피는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곳으로 협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며, 폭포와 연못을 형성하고 때로는 폭포와 연못이 서로 어우러져 있다.



환산선 풍경구 전망대. 환산선은 도화동촌에서 출발하여 고가대에 이르는 29KM의 코스로 해발고도약 1,200 미터 내외의 절벽 상단을 달리는 "태항천로"코스이다.




태항산대협곡중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왕상암 풍경구. 산세가 험준한 왕상암 또한 태항산 관광의 중심지이다. 상나라 왕인 무정이 피난하여 은거생활 중 노예를 만나 서로 문무를 가르치고 후에 왕이 된 후, 노예를 재상으로 삼았다는 전설에 의하여 왕상암이란 이름을 얻었다. 왕상암은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자리에 해당하는 장소로 역사적으로도 많은 명인들이 이곳으로 발길을 옮겨 은거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왕상암은 계곡이 깊고 절벽이 깎아지를 듯 가파롭고 험준하며 수목이 울창하다.

거대한 절벽 옆으로 나있는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경사가 심한 계단도 있고 뭄을 둥글게 말고 기어가듯 지나야 하는 잔도도 지나게 되고 마침내 나선형 계단앞에 서게 되면 다리부터 후들거리게 된다






이 밖에도 면산 인근에는 진나라 시절 최고의 부호인 정성 왕씨의 사택인 왕가대원과 명, 청대의 거리모습을 재현한 평요고성 등 지면상 소개하지 못한 곳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으니 기대를 한껏 안고 가도 결코 실망스럽지 않은 곳임이 분명하다.

면산이나 태항산 지역은 깊은 산세인 탓에 동절기에는 많은 눈이 내리기 때문에 출입이 아예 금지되고 호텔 등도 문을 닫는다. 때문에 면산 지역의 호텔들은 난방 시설이 아예 준비 되어 있지 않다. 초봄이나 늦가을에 간다면 꽤 낮은 기온으로 밤에 고생할 수 있으니 차림새를 단단히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운동화보다는 가벼운 등산화나 적어도 트래킹화 정도는 준비하고 산행용 장갑을 준비해도 좋다. 주말에 서울 근교 산에 가듯 준비한다면 적당하지 싶다.

면산으로 이동하기 위한 중국의 주요 도시는 태원과 석가장이다, 태원은 정기 항공편이 있으나 석가장은 비정기적으로 운행하는 지역인데 다행히도 이번 봄 부터 다시 항공편이 운행을 시작했으니 가족들과 가까운 친지들과 대자연의 기운을 만끽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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