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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끊는 사연들>““차라리 속이라도 썩였으면 마음 아프지 않을 것”

[기타] | 발행시간: 2014.04.24일 14:12
큰형에게 9년 터울의 막내 남동생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다. 일 때문에 바빠 일주일에 한두 번 집에 오는 부모님을 대신해 10년간 동생을 키우다시피 한 형에게 막내는 아들 같았다.

그래서인지 막내 동생도 형을 어려워하면서 잘 따랐다. 넉넉지 않은 생활에서도 용돈이 부족하다고 한 번 투정한 적 없었고 변변한 학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성적은 상위권이었다. “공부해라” “게임하지 마라” 등 너무 엄하게 동생을 대하는 것 같아 형은 항상 미안했다.

24일 오후 9시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만난 김모(26) 씨는 “차라리 한 번 속이라도 썩였으면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 않았을 것 같다”면서 가슴을 쳤다. 착하디 착한 동생은 지난 16일 사고 이후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날인 지난 14일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동생의 마지막 모습이 계속 눈에 밟힐 뿐이다.

김 씨는 “문자로 여간해서는 친근함을 표현하지 않던 동생이 이날따라 ‘형’이라고 부르며 ‘캐리어 빌려줘’라고 살갑게 다가왔다”며 “더 따뜻하게 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 씨의 스마트폰 배경화면에는 “미안해 사랑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고 카카오톡 대화 목록에는 세월호 침몰 직전 동생과 주고받은 대화가 남겨 있었다. “배가 가라앉고 있다”는 동생에게 형은 “침착하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형은 이후 일주일 동안 동생에게 그리움이 담긴 수많은 메시지를 남겼지만 확인하지 않았다는 표시만 남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김 씨는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후회 없이 보내고 싶어 동생에게 입힐 멋진 옷 한 벌을 준비해 놨다”면서 “동생이 빨리 발견돼 딱 한 번만 안고 싶다”고 말했다.

진도 =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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