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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이 만능인가?/최균선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11.05.12일 10:35
명조때 왕양명(본명-王守仁)의 행합일―설(知行合一說)은 현시대에 와서도 색이 바래지 않는 학설이라 할것이다. 주자(朱子)의 선지후행설 (先知後行說)에 반하여 참 지식은 반드시 실행이 따라야 한다는 그의 학설은 일반적 인식과 실천의 관계만이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진정 안다면 인간은 반드시 그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과는 달리 인간이란 행함에 있어 아는것이 필요하지만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한것이다. 이것은 철저한 합리주 의적인 지덕합일설로 불리워지고있다.

지식과 행위는 원래 하나이므로 알고 행하지 아니하면 진짜 아는것이 아니라는 학설이다. 만권책을 읽었다해도 실천이 없으면 마치 남의 방목장에 소가 몇마리인가 세는 무료한 사람과 다를배없다. 비록 가방끈이 짧아도 행하면 약간 배운 지식도 유용한것이 된다. 그런데 안다는것이 무엇이고 실천이란 무엇인가하는 문제는 오늘날 에도 론쟁거리다. 요는 삶의 본질을 규명해서 제대로 아는것이 참으로 아는것이다.

진정으로 안다는것은 외곡된 사실을 잘못 알거나 리론만으로 아는것이 아니다. 리론과 실천이 분리되면 제대로 아는것이 아니다. 지식은 처음부터 결코 객관적이 지도 않고 보편적으로 타당한것도 아니다. 마치 학생들이 맹신하는 교과서는 누가 엮었는가. 머리로는 기억했을지라도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한낱 공허한 관념에 그치 며 단순히 깨달음의 지혜에 멈춘다면 그 역시 철학의 한 개념에 불과하다.

옛성인들이 사물에 담긴 리치를 먼저 깨달은 다음 그것을 바탕으로 실천에 옮기 는것이라 하여 선지후행 (先之后行)의 학설을 제창했던것이 아니랴, 모든 훌륭한 설명중에서 행동만큼 확실하고 설득력있는것이란 없다. 우리가 배웠다는 교과서는 이미 과거가 되여버린 지식의 집합일뿐이다.

현재에 대한 인식도 그냥 과거의 지식으로 인지하려 해서야 시대의 락오자가 되지 않겠는가? 양명은《지는 행의 주의이고 행은 지의 공부(功夫)이며 지는 행의 시작이고 행은 지의 이룸이니라》하였다. 모두어 말하면 지행합일은 영원히 평행 병진하며 영원히 동시에 발동된다. 이것은 현대인의 지적발전에도 의연히 지침으로 된다. 왕명의 지행합설을 되새기노라면 현시대 대학생들의 학점문제가 떠오른다.

오래전 대학가에는 “60점 만세”가 류행되였는데 지금의 대학생들은 학점만능에 휘둘리고있다. 승학유일주의의 지휘봉아래 흑색의 6월, 천군만마가 붐비는 외나무 다리를 간신히 건너 학문의 최고전당에 들어섰지만 역시 학점으로 차례를 서는 바람 에 지식저장기의 숙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실정에서 고등교육을 받는 인재들이 잠재력과 능력을 키우기는커녕 학점에 목을 맬뿐이다.

학점은 일반적으로 중간시험, 기말시험, 출석과 숙제완성도. 수업참여 및 수업태 도 등 항목들이 일정한 비례로 조합되여 산출된것이다. 따라서 학점은 대학생의 학습 성적표나 전공에 대한 지식의 장악도, 학습태도, 탐구정신 등을 가늠하는 눈금자로 되여졌다. 나아가서 학점은 연구생록취나 취업 등 졸업후 진로에 일정한 비률로 반 영되거나 영향을 주게 된다.

학점은 선진적이라는 관리차원에서 수치화된 증거자료이기에 객관적평가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그만큼 학점은 대학생들의 학업실적의 표지가 되는것은 물론 인생 행로의 지팽이로도 된다. 그리하여 학생들의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하고 인정적으로 출발하여 학점을 후하게 주게되는 현상도 비밀이 아니다. 이런 현상을 외래어로 인플레이션 현상이라고 한다던가, 기실 이런 부풀리기 현상은 대학의 교육목적을 상실하게 하는 요인으로 되고있음을 의미한다.

규정된 총학점에 도달하기 위해 쉽게 학점을 얻을수만 있다면 자기 흥취나 적성, 실용성은 뒤전에 밀어부치고 아무 학과나 선택하고있다. 이런 문제는 대학교육의 본질과 종지를 무시하고 경쟁론리에 코꿰이여 무작정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게 한다. 물론 대학이 경쟁의 무풍지대일수는 없다. 그러나 점수경쟁이 아니라 학문탐구의 경쟁이여야지 학점에서 뒤처진 학생들에게 맹목돌격을 강요하는 경쟁은 불가하다.

물이 있는 곳에 거품이 있기마련이다. 이러한 학점관리제도가 학점의 거품현상이 일게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교육과 사회수요와 의 락차를 가심화할것이다. 학생들의 시험이 학생들의 실제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 는게 아니라 학점만능으로 전락해버림으로써 대학이 학문탐구의 전당이 아니라 《졸업증발급소》가 되고 학점은 이 발급소로 건너가야 할 징검다리가 돼버렸다.

학점이 학생평가의 객관적의거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대학생들의 실제능력, 전문성 수준을 판단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것을 모르지 않을것이다. 곤혹스러운것은 성적의 내함이 얼마나 지식적인 성장을 추구했느냐에서 결정되지 않는다는것이다. 학점과 실제능력이 따로 따로라면 결국 고등교육에 악순환을 초래 할것은 자명하다.

학점 A를 받았지만 그 과목의 수강이 자기 지식의 창고에 무엇을 보태주었 는지를 실감할수 없고 복습문제를 외운것이 운좋게 들어맞아서 좋은 성적을 받을 때가 있다. 반대로 학기 내내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보충시험을 쳐야 하는 경우도 있 다. 성적평가의 기준이 되여버린 상대평가라는 제도는 많은 학생들의 성취도를 종합 적으로 평가하는데 걸림돌이다 학점으로 차례를 세우다보니 성적은 급제했으나 몇프 로는 꼭 불급격이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필자가 있는 사립대에서는 A+,A 학점은 6%, B+는6%,B는 27%, C+ 6%, C는 27%, D+는6%,D 11% 인데 반드시 E(불급격생)는 5% 로서 절대적 수치로 되여있는데 불가사의하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규정에 따라 다른 전업과목 한두가지를 수강해야 하기에 동에도 닿지 않게 토목건축학 같은것은 선수과로 선댁하는데 한학기 30시간을 배운 그 소득이 얼마며 실효성은 얼마일가? 그러나 높은 학점이 취업에 한몫 본다는 가치 관으로 하여 대학 본연의 기능인 학문탐구의 기능이 상당부분 상실될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학습의욕을 자극하고 검험하는 전통적수단으로서의 시험제도는 필요 하다. 다시 한번 지력경쟁을 통해 선택된 학생들이 그 점수에 근거해 사회체계속에 서 자신의 위치를 찾게 되는데 4년간의 루적된 학점은 그 학생이 그동안 얼마나 노력해 왔는가를 가늠하는 유일한 척도로 되고있다는데는 생각할 점이 많다.

점수획득 과정이야 여하튼간에 학점이 높으면 보다 나은 직장에 들어갈수 있고 더 좋은 대학에 연구생이 될수 있므로 최대한 효률적인 방법으로, 적은 시간을 들여 높은 점수를 얻고 그 이외의 시간엔 자격증취득, 사회 실천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머리를 싸매고 공부할 생각을 하겠는가?

문제는 학점이라는 계량화가 정말로 개인의 능력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계량이 될수 있느냐 하는것이다. 학생들은 학문적인 도달보다 학점도달에 신경을 쏟기에 학문탐구가 뒤전에 밀리는 현상은 누구나 다 보고있다. 총학점 도달이 학업능력의 도달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학점이 낮아도 정말 능력적으로 잘 나가는 졸업생들이 있고 학점은 좀 높을지라도 처세술에 락제생인것을 흔히 보고 있다.

이런 현행규칙은 그저 개탄하고 넘어갈 일이 아닌것이다. 성적이 높다해서 인격 력량, 품성까지 정비례할수는 없음을 알면서도 학점으로 대학생들을 가늠하는것은 결국 정확한 흥량지표여서가 아니라 단순히 관리가 ‘편리 한’ 지표이기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수 없다. 대학생의 학문탐구 정도는 학점에서가 아니라 무슨 과목을 전공했으며 장악한 실제능력은 여하한가에서 가늠된다.

주지하다싶이 대학은 학문탐구와 지성인 양성을 취지로 하는 최고교육전당이다. 대학이 학문탐구라는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고 사회에 인문학적인 인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장소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성적평가제도의 개선을 통해 학생들이 학점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을 타파해야 한다. 지식탐구의 진정성, 한사람이 장악 한 지식함량이 꼭 학점과 정비례 된다는 법도 없으니 말이다.

일개 보통교원으로서 이런 거창한 문제를 왈가왈부한다는것은 오지랖 넓고 무모 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것을 모르는바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도 이한 문제에 대해 많이 의론하고있고 고견들을 많이 내놓고있는 실정이다. 합격된 능력형인재, 창조형 인재 배양에서 고등교육에 악순환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이런 평가체계(시스템?)를 개혁하는 길만이 살길이라는 설명이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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