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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장/장정일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11.05.11일 10:24
연길의 옛 서광장자리가 다시금 광장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듣던중 반가운 기별이다.

서광장이란 내가 소학시절에 자주 찾던 광장이다. 지금은 그 자리가 시내중심에 해당되지만 서광장이 처음 들어설무렵에는 혹시 연길 서쪽이였을가? 아무튼 단층집이 많던 시절에 광장을 남겼던(연길공원도 100년 력사) 그 상상력있는 공간의식, 빼여난 구도감각은 선견지명이 아닐수 없다. 그 광장에 려관, 식당, 상점, 정부기관이 속속 들어앉았다가 반세기가 지나 다시 헐리고 광장으로 거듭난다고 한다. 들쉼과 날쉼이 교차하는 세상사이다.

광장은 도시의 여백이다. 조밀한 부분도 있고 여백의 미도 감지되는 도시가 격이 있는 도시이다. 게다가 광장은 시민들의 공터이고 사람들이 모여서 우애를 나누는 마당이다. 서광장에서는 자치주와 연길시의 중요집회가 열리군 했었는데 내 기억에는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쓰딸린추도회가 인상깊다. 거기서 배구시합도 보고 천막속 교예공연에 넋을 잃은적도 있다. 명절날 광장동쪽 간이무대에서 “까투리타령”이나 “처녀의 노래”가 울려퍼질 때면 광장을 메운 관중들의 박수소리, 환호소리가 밤하늘에 메아리치군 하였다.

사실 광장은 광장자체로도 좋다. 시원히 트이여 거칠것 없어도 광장은 한 도시의 상징이다. 누군가와 만남약속을 하기가 안성맞춤인 공터, 아무 일 없이도 유유히 거닐수 있어 여유로운 곳, 하다못해 가다오다 멈춰서서 두리번거리며 낯선 얼굴들만 봐도 즐거운 공간이 광장이다.

하기야 거기에 만약 력사와 문화가 슴배인 주덕해, 윤동주, 김학철 조각상 같은 하나의 예술조형물이나 분수대가 세워지고 그옆에서 평화비둘기무리가 여유작작 노닌다면 금상첨화일것이다. 만약 광장을 거닐다가 주변의 음악공연장에 들러 연변교향악단의 연주나 주변의 조선, 한국, 로씨야, 일본의 예술을 감상할수 있고, 미술관에서 동북아미술전을 볼수 있다면 그리고 서점, 백화점에 들렀다가 도중에 차를 마시며 편하게 다리쉼을 할 시설도 즐비하다면 그런 광장은 시민들에게 소중한 랑만의 공간일거고 국내외손님들이 찾아들어 사진을 남기며 이색체험을 할수 있는 명소—문화적인 브랜드이기도 할것이다.

상해엑스포 후속보도를 보면 선진도시들이 자동차를 배제한 도심 보행거리를 건설하고 문화를 통해 도시재생을 꾀한 경험들에 관심이 간다. 스위스는 “공공교통제일”의 정책으로 시민들이 공공교통에 의뢰하고 승용차를 멀리하게 한 결과 지금은 은행가, 회장, 시장들도 공공교통을 즐겨 리용한다고 한다. 런던도 교통수단의 95%가 공공교통과 걷기로 바뀌였다니 부럽다. “도시가 곧 문화이고 문화가 곧 도시”라는 구호아래 옛것의 문화매력을 지키는 바르셀로나, 구겐하임 미술관이 도시의 상징물로 신축되면서 개관 첫해에 100만명 방문객을 유치한 빌바오의 리념도 본받고싶다.

서광장복원을 소원하는것도 과거의 추억에 연연해서만이 아니다. 인구가 밀집한 연길 도심지역 노란자위땅에 광장을 복원하는 일은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전략의 일환으로 삼기에 손색이 없다. 연길광장(개인적으로 서광장 대신 불러보는 잠정이름)을 중심으로 주변이 민족문화의 매력이 물씬하는, 보행자중심의 관광, 쇼핑 명품거리로 승화된다면 얼마나 좋으랴만 광장복원소식이 반가우면서도 세부사항은 아직 석연치 않다. 이를테면 연길시도시계획국 관련 기사는 광장건설에 력점을 둔데 반해 연길백화점 부총경리는 연길시정부자리, 신화서점, 연길백화점, 연길민항매표소 구역에 “연길백화점 백리광장”을 건설하게 된다며 쇼핑쎈터개발의 륜곽을 피로하고있는데 그 지상지하건물 위치가 어딘지 아리숭하고 “연길백화점 백리광장”이란 또 웬 소린지 마음에 걸린다.

아직 계획단계라 속단할순 없지만 하고싶은 말을 덧붙인다면

첫째는 공공성. 적어도 옛 서광장면적대로 복원하되 공공공간으로 남고 공공성을 띤 이름을 가졌으면 한다. 시대광장, 진달래광장 같은 이름이 수두룩하련만 하필 “연길백화점 백리광장”이라니, 상점의 뒤마당이라는 얘기인지, 상점에 백가지 리익이 돌아간다는 말인지 알수 없다. 있는 호수는 메워버리고 원항광장은 남방복장매대와 주차장으로 되고 예술극장은 로동자문화궁으로 고치는 식의 축소지향의 경향으로 흐른다면 자치주 상하가 원하는 개방지향의 “높은 기점”, “국제성”, “정품거리”, “조선족특색”은 퇴색하지 않을지 근심이다.

둘째는 보행자중심. 지하에 슈퍼마켓, 주차장, 지상에 명품쇼핑점, 주거용호화아빠트라는것이 광장밖에 위치한다면 몰라도 혹시나 광장의 지상지하에 자리잡는다면 곤난하다. 승용차들이 실북나들듯하며 자동차중심이 될게 뻔하고 고층건물과 잡다한 출입구들도 면적을 차지하며 꼴불견일수 있다. 시대광장이 교훈이다. 지하상점의 부산물인 시대광장은 출입구 구조물이 네댓 되고 남은 면적의 “광장”도 층계로 오르내려야 하니 남녀로소의 접근이 불편해 광장이 광장 같지 않다.

셋째는 문화성. 광장밖 쇼핑건축군건설에 문화적인 공간브랜드시도를 가미해 신화서점도 개축해 남기고 공연장, 미술관 같은 시설도 증설하면 문화와 경제가 상호보완을 하는 쾌적한 장소성을 기할수 있지 않을가?

작은 도시일 때에 큰 서광장을 만들었던 선인들의 원경성을 되새겨볼 일이다. 짓고 마스고를 되풀이하는 단기행위보다는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요긴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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