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한 중국 업체 샤오미가 특유의 저가 온라인 유통 전략으로 TV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샤오미와 Le TV,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은 기존 중국 TV 제조업체보다도 30% 싼 가격으로 자국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애널리스트 블로그에서 “샤오미 등이 TV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고, 기존 TV 브랜드는 파괴적인 경쟁자를 만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47인치 3차원(3D) 스마트 TV를 처음 출시한 샤오미는 대만 협력사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49인치 초고해상도(UHD) 3D TV 제조 계약을 체결했다.
‘차이완(차이나+타이완) 시스템’의 힘으로 샤오미가 판매하는 49인치 UHD TV 가격은 3999위안(약 66만 원)에 책정됐다. 비슷한 크기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UHD TV는 올해 초 290만 원대에 출시됐다. 샤오미 TV와 비교하면 4배 이상으로 비싼 셈이다. 원래 동영상 서비스 업체였던 Le TV 역시 스마트 TV 시장에 진출해 저렴한 가격대로 승부를 걸고 있다. 모토로라를 흡수한 PC업체 레노버도 사업 다변화 차원에서 TV 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서치는 샤오미 등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중국 6대 TV 메이저인 스카이워스, TCL, 콩카 등도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카이워스는 쿠카, 콩카는 KKTV 등 서브 브랜드를 론칭해 샤오미의 역습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TV 업계에서는 샤오미 TV의 존재감이 시장조사기관 통계에 잡힐 정도가 아닌데다, 중국 TV 업체들의 기세가 한풀 꺾인 상태라 당분간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UHD TV 시장 자체가 진정한 UHD TV를 놓고 싸우는 환경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