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슈라이어 부사장
"신차 K9은 기아차 디자인의 새 지평을 열 것입니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사진>이 29일 서울 청담동 CGV극장에서 연필을 들고 나타났다. 이젤 위에 대형 도화지를 펴고 쓱쓱 그린 차는 바로 올 5월 초 출시할 기아의 대형 신차 K9. 슈라이어 부사장은 "K9은 기아차의 본격 후륜구동 럭셔리 세단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면모를 최대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엔진룸이 차 전체 길이의 26%로 기존 세단보다 훨씬 긴 반면 트렁크 길이는 전체의 12%에 불과할 만큼 매우 짧아 역동성을 강조했다. BMW 7시리즈 같은 독일 고급 세단이 이 같은 비율로 차를 디자인하고 있다. 또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도료를 4번 칠하고 4번 건조시키는 '4C4B' 공법을 국내 차량 최초로 적용했다. 페인트의 깊이 덕분에 같은 색깔이라도 보는 방향에 따라 미묘한 색의 차이와 반짝임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다는 설명이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이전에 근무했던 회사들(아우디·폴크스바겐)은 역사가 오래된 회사여서 디자인으로 회사의 전체 이미지를 바꾸는 게 어려웠지만, 기아는 오직 디자인으로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기아차가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변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대형 후륜구동 고급차인 K9이 시대를 대변하는 기아차 디자인의 최고 걸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정 기자 ej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