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조연경 기자]
'웰컴 투 엄포스 월드'
복수극의 남자가 돌아왔다. 순둥이? 멜로? '눈 돌아간' 이 남자에게는 상상할 수도 없는 단어다.
3월29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극본 김인영/연출 김용수) 4회에서는 죽을 뻔한 위기에서 의식을 겨우 찾은 김선우(이현우/엄태웅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눈을 뜬 단 1초.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성인 김선우로 첫 등장한 '엄포스'의 마력에 빠져들었다.
이 날 방송에서 김선우는 아버지 이용배(이원종 분)의 죄를 덮고자 했던 이장일(임시완 분)로부터 머리를 맞아 의식을 잃고 바다로 떨어졌다. 이장일은 그가 죽었을 것이라 장담했지만 김선우는 용케도 살아났다. 복수의 서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김선우는 뒤에서 자신을 내려치는 이장일을 이미 그림자로 확인했다. 가장 친하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그는 몇 년만에 의식을 회복했고, 실명까지 된 상태라는데 결국 미쳐버렸다. 자신을 내리치던 장일의 마지막 모습에 김선우는 보이지 않는 눈을 하고 몸서리쳤다.
이 과정에서 엄태웅은 가히 신들린 연기력을 펼쳤다. 몇 년 간 사람좋은 엄태웅에 적응돼 있던 시청자들은 엄태웅이 뽑아내는 온전한 포스에 '멘탈붕괴'를 맛봤다. 특히 시력을 잃어 동공을 마음껏 움직이지 못하는 일명 '눈알연기'는 엄태웅이 김선우로서, 또 복수극을 선택한 엄태웅으로서 얼마나 강한 독기를 품었는지 가늠케 했다.
사실 엄태웅은 이미 전작 '마왕', '부활'을 통해 이미 복수극 1인자로 각광 받았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 예능 등 인간 엄태웅을 보여주는데 쏠려 있었다. 때문에 엄포스를 다시 보고싶어 하는 팬들의 아쉬움 역시 당연했다. 털털하고 소박하고, 순둥한 매력 역시 엄태웅의 한 모습이었지만, 강한 작품을 통해 뿜어내는 에너지 역시 엄태웅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엄태웅은 시청자가 바라는 그 찰나를 제대로 노렸다. 그리고 절대 보여주는데 급급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웃음거리가 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를 그는 시청자의 상상치 그 이상으로 선보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엄포스는 엄포스다. 간만에 제대로 된 연기 봤다", "엄태웅 눈 어떻게 한거에요? 저게 맘대로 되나? 대박", "와 저 많은 감정을 한 얼굴에 다 표현하네. 미쳤다 미쳤어", "" 등 극찬을 쏟아냈다.
시청률을 떠나 '적도의 남자'는 이미 탄탄한 대본과 연출력으로 '명품 드라마'라 호평받고 있다. 어느 드라마가 최선을 다해 만들지 않겠냐만은 '적도의 남자' 역시 다른 작품 못지 않은 파급력을 자랑하고 있다. 4회를 기점으로 성인 연기자들로 변화된 '적도의 남자'. 돌아온 엄포스를 비롯하여 이준혁 이보영 임정은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뽐낼지 흥미로운 전개 만큼이나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사진=KBS '적도의 남자' 캡처)
조연경 j_rose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