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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韓中) FTA 와 중국어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12.11일 09:21
(흑룡강신문=하얼빈) 가끔 대학에 초빙되어 중국 관련 특강을 할 기회가 있다. 중국에서 9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을 학생들과 나누는 시간이다. 한중(韓中)간은 체제가 서로 다르고 수교기간이 비교적 짧음에도 불구하고 양국 교역량이 한미(韓美)간 및 한일(韓日)간 교역량을 합친 것 보다 많다는 것을 자주 이야기 한다. 한중관계가 교역 면에서 급속하게 발전된 요인을 생각해 본다.

  우선 지리적 인접성이다. 서울-베이징의 직선거리는 950km로 서울-도쿄의 1150km보다 짧다. 흔히들 한중간은 일의대수(一衣帶水)라는 말을 사용한다. 한중 양쪽을 떼 놓고 있는 바다(水)가 옷을 매는 의대(허리 끈) 정도로 좁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중국의 발전지역이 공교롭게도 우리와 마주 보는 중국의 동부이다.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에 근거하여 중국의 동부는 전국토의 9.7%이나 인구는 35%나 점하며 GDP는 60%가 된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중국 경제발전의 중심이 있기에 한국 경제는 자연스럽게 중국 경제와 밀접해졌다는 것이다. 더구나 '아시아의 지중해'라고 부르는 황해(서해)는 차선이 필요 없는 고속도로로 물량의 이동이 그만큼 풍부해질 수 있다. 중국 베이징의 한국 대사관 근무 시 여러 나라의 외교관들로부터 부럽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중국의 성장의 과실을 가장 많이 수혜 받는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문화의 유사성이다. 한중간에는 한자 문화권, 유교(공자)문화권 그리고 불교문화권 등 3대 문화권으로 연결되어 있다. 한국도 흔히 아는 당대의 이백(李白) 두보(杜甫)의 당시(唐詩)를 중국 사람도 애송하고 있다.

  지난 11월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시기에 한국과 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이 타결되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등 양국 정상이 활짝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협상 타결된 한중 FTA는 개방 수준이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중간에 더 머리를 맞대고 심각한 협상을 계속해야 하지만 한중 양국 지도자들의 희망 탓인지 '서로 강한 펀치는 주고받지 말자'는 묵계가 이루어진 것 같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피하고 싶어 하는 한국 자동차, 한국이 피하고 싶어 하는 쌀을 비롯한 중국 농축산물이 대상에서 빠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한중간의 FTA 협상 타결로 13억명 인구의 중국은 한국에게 한발 더 성큼 다가왔다. 이제 한국의 젊은이들은 중국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13억명 중국 시장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니다.

  한국의 전자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린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일찍이 사원들에게 "앞으로 중국과 중국어를 모르면 먹고 살기 힘들 것" 이라고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의 공동설립자인 저커버그는 "나는 중국문화를 공부하고 싶다(我想要學習中國文化)"는 말로 중국을 알아야 세계를 안다는 요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대학에서 특강을 할 때 내가 늘 던지는 첫 질문이 있다.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아는 학생은 손을 들어 보라고 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경우 손을 드는 학생은 거의 없다. 손을 들지 않은 학생에게 중국어를 잘 모르느냐고 물어 본다. 그 학생은 중국어를 따로 배운 적이 없으므로 중국어를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 한다.

  나는 흑판에다 수(水)라는 한자어를 크게 쓰고 이게 무슨 말인지 아는 학생은 손을 들어 보라고 한다. 대부분의 학생이 손을 들고 "물"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인(人) 과 천(天)을 써 놓고 다시 물어 보았더니 모두 '사람' '하늘'하고 답한다. 대학생들은 기초 한자를 이미 알고 있었다.

  사실 중국어란 대단한 것이 아니고 한국인들이 알고 있는 한자가 바로 중국어의 일부이다. 중국어 배우는데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한자를 중심으로 조금씩 공부해 가면 중국어를 잘하게 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된다.

  강의가 끝날 무렵 다시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아는 학생은 손을 들어 보라고 했더니 대부분 학생들은 손을 높이 들었다. 이제 자신감이 가득해 보였다.

  이렇게 중국어는 우리 가까이 있다. 사실 알고 보면 우리의 성(姓)을 포함 이름 석 자를 중국어로 쓰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자를 전혀 모르는 서양인에게는 중국어 학습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한다. 그들은 중국어(한자)를 그림 그리듯 쓰기도 한다.

  한중 FTA는 양날의 칼이다. 13억명 중국이 한국 경제를 집어 삼키기 전에 우리가 중국문화를 더 많이 이해하고 중국어로 무장하여 13억명 중국을 전략적으로 활용 우리 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한중관계는 기업뿐만이 아니라 개개인 한국 국민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유주열 전주중국대한민국대사관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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