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정규 첫 방송을 마친 ‘아빠를 부탁해’가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부녀 관계로 가족 예능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했다. 보면 볼수록 내 이야기, 아니면 우리 주변의 이야기 같은 '진짜 현실'과 맞닿았다.

지난 21일 정규 첫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는 50대 스타 아빠와 20대 딸이 함께 출연하는 가족 예능. 이 프로그램은 이경규·이예림, 조재현·조혜정, 강석우·강다은, 조민기·조윤경 부녀가 출연해 다양한 부녀 관계를 보여준다. 가수 이효리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지난 설날 특집 편성 후 좋은 평가를 받아 정규 편성 기회를 잡은 ‘아빠를 부탁해’는 이날 방송에서 서먹했거나 아니면 일방적인 애정 표현을 하는 모습을 본 부녀가 앞으로의 관계 회복을 다짐하는 고백으로 시작됐다. 부녀 관계가 좀 더 친밀해지길 바라는 의도로 시작된 프로그램이었지만 급하게 접근하지 않았다. 억지스럽지 않게, 일상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이경규와 조재현 부녀는 대화가 적은 다소 어색한 관계였고, 강석우와 조민기 부녀는 친밀했지만 의사소통의 작은 삐걱거림은 있었다. 앞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좀 더 친밀한 사이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되는 상황.

관찰 예능을 표방하는 프로그램답게 제작진의 개입이 최소화된 가운데 부녀의 일상이 담백하게 펼쳐졌다. 아빠 조재현이 만든 김치 볶음밥을 먹으며 환한 미소를 짓는 조혜정, 아빠 강석우의 머리카락 염색을 준비하면서 조금 더 가까워진 강다은, 일명 ‘걱정 인형’이 별명인 아빠 조민기와 함께 운전을 배우면서 성취감을 느낀 조윤경, 애교가 많진 않지만 아빠 이경규의 건강을 누구보다 걱정하며 의젓한 딸의 모습을 보여준 이예림은 우리네 모습 그대로였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지만 여느 시청자와 다름없이 소소한 농담으로 웃기도 하고, 작은 말투 변화에도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는 이들을 보며 시청자들은 울고 웃었다.

특히 정규 첫 방송에서 가장 뭉클한 순간이었던 이경규의 건강 검진과 시술을 대기하는 장면은 가족의 건강을 염려할 일이 많은 안방극장을 뭉클하고 짠하게 했다. 굳이 억지스럽게 감동을 짜내지 않아도 딸이 걱정할까봐 괜한 농담을 쏟아내는 이경규의 수다만 봐도 시청자들은 울컥하고 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지켜보는,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 가공 요소 없이 담담하게 만든 제작진의 뚝심은 통했다.

여기서 이 프로그램의 높은 몰입도와 공감도의 이유가 나온다. 아빠와 딸의 관계를 통해 우리 가족의 관계를 돌아보고, 그리고 반성하거나 공감하거나 변화의 노력을 다짐하는 시간이 ‘아빠를 부탁해’의 시청 효과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순간이 프로그램 시청만으로도 가능한 것.

꾸미지 않고 진솔한 모습을 드러내 귀여웠던 아빠들은 파일럿 방송과 마찬가지로 매력적이었다. 따뜻한 웃음 감각으로 재치를 발휘한 아빠 이경규, 퉁명스러운 가운데 인간미 넘치는 아빠 조재현, 귀여우면서도 이해 가능한 잔소리를 쏟아낸 아빠 조민기, 배려가 넘치지만 자신의 의사표현이 확고해 어딘지 웃긴 아빠 강석우의 카메라 밖 일상이 시선이 갔다.

설날 특집 방송과 마찬가지로 아빠들끼리 모여 부녀간의 일상을 보며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공감도를 높였다. 서로의 모습을 보며 수다 속 비교하는 자리는 시청자들이 이들 부녀의 이야기에서 자신들의 생활을 투영시켜 집중하는 효과를 일으켰다. 동시에 아빠들의 농담 섞인 비교, 그리고 서로의 건강을 염려하는 수다는 재미와 동시에 뭉클해지는 요소였다. 그리고 정갈한 목소리로 가족이 안기는 따뜻함을 표현한 이효리의 내레이션은 프로그램에 잘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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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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