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시진핑(习近平) 지도부 출범 후 중국에 휘몰아치고 있는 반부패 척결 바람이 기득권층의 만만찮은 반발로 어려움에 봉착했다.
남화조보(南华早报), 명보(明报) 등 홍콩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반부패 척결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지난달 23일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토쿠치 타츠히토 전 중신(中信·Citic)증권 최고경영자 등 일본계 전문가 3명과 만난 자리에서 반부패 척결 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왕 서기는 스스로 맹장수술을 했던 옛소련 의사 레오니트 로고조프의 일화를 들며 "자기감독과 자기정화에 상당한 압력이 있다"며 "우리는 단지 시작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으며 계속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치 전문가들은 왕 서기의 이같은 발언이 부패척결 과정에서 공산당 내 기득권층의 집요한 반발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대 염정(廉政)건설연구센터 좡더수이(庄德水) 부주임은 남화조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당초 '호랑이와 파리'(부패 고위관료와 하위관료)를 때려잡으면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지만 부패 사건이 증가하고 심지어 저우융캉(周永康)보다 더 높은 고위급 관료도 연루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왕 서기의 발언은 관련 부문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든 싸움에 직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당시 좌담회에서는 사법개혁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 왕치산 서기는 이에 대해 “모든 개혁은 인구가 거대한 중국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한 방향으로 갈 때 13억 인구를 절벽을 따라 걷게 할 수는 없고 모든 일을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