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별로 이뤄진 쌍성(왼쪽)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 Kepler-453.[사진제공=샌디에이고 대학/천문연]
'케플러-453b'…지구의 6.2배인 가스형 행성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두 개의 태양을 가진 외계행성이 발견됐다. 이번 발견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의 연구원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은 별표면 통과(Transit) 방법을 이용해 두 개의 별로 이뤄진 쌍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을 10개 째 발견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8월호에 실렸다. 별 표면 통과는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별 표면을 가로질러 횡단하면서 별빛을 가려 어두워지는 현상으로부터 외계행성을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한다.
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 '케플러-453b'는 크기가 지구의 6.2배인 가스형 행성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행성의 모성(parent star)인 쌍성은 태양 질량의 94%와 20% 정도인 두 별로 27.3일의 주기로 서로 공전하고 있다. 케플러-453b는 이 쌍성계를 204.5일 주기로 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케플러-453b는 태양계의 목성과 같은 가스형 행성으로 추정돼 행성 자체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모성과 거리로 봤을 때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생명체 존재가능 영역’(habitable zone)'에 있기는 하다. 이 때문에 이 행성 주위에 달과 같은 위성(exomoon)이 존재한다면 그 위성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진단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천문연구원의 토비아스 힌세 선임연구원을 비롯해 미국 샌디에이고의 윌리엄 웰쉬 교수 등 케플러 우주망원경 워킹 그룹의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공동 연구팀은 2009년에 발사돼 2013년까지 약 4년 동안 운영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관측 자료와 함께 지상에서 얻은 분광과 영상 관측 자료를 분석하여 이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우주에는 두 개 이상의 별들이 서로의 중력에 의해 묶여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약 1940개의 외계행성 중 두 개 이상의 태양을 가진 외계행성은 매우 희귀한 것으로 이번 연구결과는 별표면 통과 방법에 의한 발견한 10번째 행성이다.
영화 '스타워즈'에도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Luke Skywalker)의 고향 행성인 타투인(Tatooine)에서 두 개의 태양이 동시에 지는 광경이 나온다. 이번 발견은 이런 광경이 우주에 실제 존재하며 두 개의 태양을 가진 타투인 행성도 여럿 존재할 수 있음을 밝히는 중요한 관측적 증거를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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