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달 초 부인과 함께 중국 산둥성 태산에 올랐습니다.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참석 다음날이었습니다.
때마침 비가 내렸습니다.
중국에는 '태산을 오를 때 비를 맞으면 큰 뜻을 이룬다'는 속설이 있는데요.
우중에 태산을 오르다 보니, 큰 뜻을 품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겁니다.
중국의 태산,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로 시작하는 양사언의 시조에 등장하는 바로 그 산입니다.
중국의 역대 황제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인데요.
대권을 꿈꾸는 한국의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복을 비는 성산으로 통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민회의 총재 시절 태산에 올랐을 때도 비가 내렸는데요.
중국 가이드가 '대통령이 될 징조'라고 속삭였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대권 경쟁을 앞두고 태산을 등정했지만, 이때는 비가 제대로 내리지 않아 섭섭해했다는 후문입니다.
태산에만 오른 것이 아닙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UN 총회 기간, 반기문 총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일곱 차례 만났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 각국 대표와도 무려 151차례 양자회담을 진행했습니다.
기조연설만도 77차례, 일정 때문에 참석이 어려웠던 행사 14곳에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이처럼 반 총장의 행보가 빨라지다 보니, 한동안 잠잠했던 '대망론'도 다시 고개 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번 달 1일까지 리얼미터가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했는데요. 반기문 총장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본인의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반기문 대망론은 잦아들 줄 모르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