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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절에 가면 그 중이 되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11.19일 09:44
작성자: 김인섭

  (흑룡강신문=하얼빈) 서울에서, 내일 추석인데 뭘 먹고싶냐고 회사 어른들이 주문한다. 언녕부터 있던 생각이라 가리봉동이 어떠냐고 청구했더니 그는 펄쩍 뛰며 "무슨 쪽팔리게 조선족 동네야, 그 오물장 같은 곳에 가서 뭘 어떻게 먹는단 말이야!"라며 무작정 끌기에 속이 뒤틀리면서 무가내로 따라가 한 끼 퍼먹는 것으로 때웠다. 욕은 듣는 놈이 먹는다더라. 이 눔들이 말씀질인지 말새질인지 언설질을 해도 너무한다고 속으로 욕질하며 내일 기어이 가보려 작심하였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한국 분들을 욕한 게 후회되고 말았다. 그들의 악평이 좀 과분하였을 뿐 말그대로 말이 말도 아니었다.

  바로 눈에 띄는 것은 길에 온통 널린 담배꽁초이다.어떤 길모퉁이에는 한 층이 실히 깔렸는데 길청소가 어느땐지 몰라도 중국인들이 꺼리낌없이 던져버린게 확실하다.담배꽁초 무단투기로 시비가 많은 서울에서 이토록 무개념 행세를 부리니 현지인들의 한심하다는 비난이 그르지 않았다.마치 죽을 각오의 마음의 풀어헤친 '점령군'의 놀음터가 방불하였으니 핀찬이 란무하는 리유를 단통 알게 되였다.

  그리고 구석구석과 나무 밑에 버려진 쓰레기 주머니인데 냄새신경과 시각신경을 싫도록 자극한다. 지정한 곳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발작을 아껴 코앞에 던져버리는 것이다.돈벌이나 하려고 그 땅을 밟았으면 지역민들의 눈치도 얼마간 보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조금은 해야 마땅한데 이처럼 눈치가 발바닥이니 토착민들의 심중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마구 짓밟아도 전혀 무관계인 '식민지'로 치부하는 느낌이다.

  다른 악인상은 요식업체의 렬악한 위생 환경이다. 들어간 식당 중 거의가 조선족과 중국인들이 경영하는 가게인데 구석마다에 덕지덕지 진때가 눈에 보이고 주위 건사가 지저분하기 그지없다. 중국인들은 그런대로 사 먹더라도 한국인들이면 코를 싸쥐고 뭐라 할 것인데 사먹는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으로 보일 것인가.남의 땅에서 안하무인격으로 활개치는 미개한 '이족군단'으로 비치지 않을까.

  가리봉동에는 중국인 대상의 서비스 업체들이 들어 차 있다. 바로 '코리안 드림'의 발원지라 불러지는데 이 곳은 조선족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그들만의 동병상련 정보를 교환하는 집결지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으로 그는 조선족들이 흩어져 일하다가 때가 되면 모여들어 향수를 달래고 서러움을 삭이는 만남의 장소였고 지친 팔다리를 뻗는 휴게실이기도 하였다.하여 이 곳은 조선족,한족과 한국인이 어울려 살아가는 동북아 문화 결집의 력동적 축소판으로 소문이 나 있다.

  그러나 각지 사람들이 엉켜사는 곳이라 대소 사건들이 많고 시빗거리도 쉴새없다. 더우기 우리를 반해(半解)한 한국인들 속에서는 앞말 뒷말에 쑥덕공론까지 가세하여 비하가 섞인 찬반양론이 수풀같다. 게다가 조선족 범죄가 있다하면 매체들이 대서하고 특필하며 부산을 떠는데 반지하 방에서 코리안드림의 밑자락을 잡고 있는 선량한 품팔이꾼들은 범죄집단이란 손가락질을 받으며 불안감에 떨고 가리봉동은 숨을 죽인다. 거기다 루추한 도당으로 백안시되어 그야말로 평판이 실망스럽고 맥이 풀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서는 가리봉동 일대를 조선족과 중국의 문화를 재현시키는 관광 명소로 구축할 계획을 몇번이고 세웠다는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소식이 알려지면 주민들이 펄쩍 뛰듯이 일어나 반발하여 더 이상 공론화하지 않고 범죄예방시스템 적용과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하였다는 소리다. 우선 주민들 수용이 어려운 상황을 해소하고 사회 분위기가 무르익은 후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반대자들이 눈에 빨간 불을 켜들고 덤비는 주요원인이 비위생적 생활관습이었다는 전언이다.

  추락된 이미지 변신을 위해 조선족 지성인들의 움직임도 열렬하게 활발하다. 그들은 가리봉동을 화합과 공존의 동포타운으로 조성하자며 대림동 곳곳을 누비며 편견 깨기에 나선다. 공존의 해법을 찾기에 앞서 담배꽁초 간수하기, 내집 문앞쓸기,쓰레기무단투기 삼가, 범죄방지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일상에서부터 현지인들의 조류에 합류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단다. 현대인의 개명한 모습으로 한국 앞에 나선다면 적어도 절반 이상의 불편한 이미지를 불식한다고 웨치는 사람이 다수이다.

  한국인의 멸시, 차별과 편견에 대한 조선족의 반감 정서도 상당하다. 원인은 복잡할 것이나 나은 삶과 미래를 위해 그 땅을 밟은 우리들은 '소경 개천 나무라 듯' 곁사람을 나무라며 짠소리할 처지가 아니다. 나로부터 어수선한 생활습관의 향상에 목숨을 걸고 노력해야 한다. 주민들은 가슴을 열고 포옹할 것이다. 깨끗한 놈 욕하는 세상은 없다더라.

  일상생활의 행동거지에는 그 내면세계의 정서, 취향과 생활에 대한 태도가 투영된다. 정갈한 모습으로 문명한 환경정신을 내비칠 때 조선족은 위상이 향상되고 가치가 승화될 것이다. 조선족은 가리봉동의 환경 보전을 위해 주인다운 무한책임을 질 때이다. "그 절에 갔으면 그 중이 되라"라고 했다. 더 전개해 말한다면 모범 중이 되라! 결국은 그것이 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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