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베이징수도공항을 통해 돌아가고 있다.
12일 저녁,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던 북한 모란봉악단 공연이 돌연 취소된 이유는 북측의 귀빈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온바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서 "북측에서 오늘 공연에 시진핑 국가주석, 혹은 리커창 국무원 총리 참석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는 문화부 부부장이 참석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북측에서는 최고위급 정상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중국 정부에 이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입장을 바꿔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라도 참석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요구조차 중국 정부가 들어주지 않자, 공연을 앞두고 모란봉악단 단원 모두가 비행기로 급히 철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대표 극장인 국가대극원에서 열리기로 했던 모란봉악단 공연은 중국 주요 매체가 비중있게 보도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중국 네티즌들이 모란봉악단을 화제로 삼고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공연을 몇시간 남겨놓고 참석자에 대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갑자기 귀국함에 따라 북측은 국제적 망신을 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란봉악단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던 중국여론 역시 급냉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공연 취소 결정은 북한 '최고 존엄'인 김정은의 결정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김정은에 대한 비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일반인에게는 공연티켓을 판매하지 않았으며 주중북한대사관에서 주요 특정인사만 초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했다. 초청자는 중국의 친북한 인사, 중국 대표적 인물, 혁명후세대, 그리고 주중북한공관 외교관 및 주중북한기업 관계자들이었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조차 티켓을 구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번 모란봉악단의 베이징공연은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주요 인사들을 모아놓고 '미녀외교'를 벌이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북측은 단순한 문화공연이 아니라 정치외교적 의도를 갖고 공연을 마련했다가 중국측 최고위급 정치인이 초청에 응하지 않자, 공연을 취소하고 돌아가는 결례를 범한 것으로 보인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