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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함부로 '샤오지에'라고 부르지 마세요

[기타] | 발행시간: 2015.12.27일 04:30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아가씨라는 호칭이 술집이나 다방에서 일하는 여성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천대 받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여성들도 아가씨를 뜻하는 호칭인 '샤오지에(小姐)'라는 호칭을 싫어한다.

중국에서 '샤오지에'라는 호칭을 처음 쓰기 시작한 때는 송원 시기다. 당시 '샤오지에'는 지위가 낮은 여성에 대한 호칭으로 궁중의 궁녀들을 부르는 말로 쓰였다. 남송시기에는 기방의 기녀를 부를 때 쓰는 말로, 원대에는 부잣집의 애첩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명대에 이르러서는 규수를 지칭하는 칭호로 주로 하인들이 주인의 딸을 부를때 사용했다.

중국 해방 후 문화대혁명이 끝나기 전까지 '샤오지에'는 다시 사람들이 꺼리는 단어로 변했다. 응석받이, 놀기 좋아하고 일하기 싫어하는 기생충 같은 존재의 대명사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상당수 중국 여성들은 아직도 샤오지에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한 중국매체가 베이징 번화가 왕푸징(王府井) 거리에서 18~35세의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샤오지에'라는 호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여성 40%가 이 호칭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이유는 샤오지에라는 호칭이 '술집 여성'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조사에 참가한 여성 10%는 이 호칭을 들었을 경우 반감이 심해 싸움도 발생한다고 답했다.

특히 식당이나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종업원을 부를 때 '샤오지에'라는 호칭은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만큼 쓰지 않는게 좋다. 대신 이런 곳에서는 푸우위엔(服務員·종업원)으로 부르는 게 좋다.

중국에서 샤오지에가 술집 여성을 뜻하는 말로 바뀐 것은 개혁개방이 시작되면서 남녀 성차별이 심각해지면서 부터다.

마오쩌둥(毛澤東)이 1949년 중국 공산당 집권 후 '여성은 하늘의 절반'이라며 남녀평등을 강조한 발언은 매우 유명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남녀 성차별은 심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문화의 영향과 함께 직업 여성을 일컫는 호칭이 생겨났는데 바로 '샤오지에'다.

중국의 국어 사전격인 '한어 사전'에서 '샤오지에'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는 세가지이다. 하나는 원래 의미로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의 높임말이다. 또 하나는 젊은 여성을 존중해 부르는 말로 귀족집 하인이 주인의 딸을 부르는 호칭이다. 이 두가지 의미는 약간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존칭어라는 점에서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뜻이 변질된 한가지가 더 추가됐다. 술집이나 윤락업소에서 몸을 파는 여성이다.

뒤늦게 추가된 이 뜻은 매춘부를 뜻하는 '산페이 샤오지에(三陪小姐)'에서 따온 것이다. '산페이 샤오지에'는 직역을 하면 '세가지를 동반한다'는 뜻으로 손님과 함께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추는 여성을 말한다. 샤오지에가 이 뜻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개혁개방 이후의 일이다.

개혁개방 초기에만해도 '샤오지에'는 교양 있는 사교계 여성을 뜻하는 말로, 신분 높은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가라오케, 유흥업소 등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일부 술집 사장들이 젊고 예쁜 여성들을 접대부로 고용했다. 이때부터 샤오지에가 술집에서 일하는 직업여성을 일컫는 말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샤오지에'라는 호칭에 대한 반감이 심해지자 일부 지역에서는 이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기도 한다.

베이징 펑타이(豊台)구의 요안먼(右安門) 거리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샤오지에라는 말 대신 통즈(同志·동지)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이 호칭은 문화대혁명 이전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쓰다 사라진 말이라, 어색하다는 지적이 많다. 게다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이 단어가 '동성애자'라는 뜻으로 의미가 변질돼 꺼려하는 호칭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젊은 여성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난처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you@newsis.com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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