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서 시작된 모기의 공습에 지구촌이 떨고있다. 애급숲모기가 퍼뜨리는 《지카(寨卡)바이러스》는 중남미에서 미주, 유럽, 아시아로 확산되고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음 달 1일 긴급회의를 열어 국제보건비상사태를 선포할지 론의하기로 했다.
해외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피해가 가장 큰 브라질에서만 지금까지 100만명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고 임신부 감염으로 소두증 신생아 4000명이 태여난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보건부는 20만명이 넘는 군병력까지 동원해 애급숲모기 박멸에 나섰다. WHO 미주본부는 과거 뎅기열사례에 비춰 명년까지 미주대륙 내 감염자가 300∼400만명에 이를것으로 전망했다.
▲ 감염병 상당수는 모기가 매개
한여름의 골치 아픈 불청객인 모기의 위협은 생각보다 크다. 지구촌 시대가 열리면서 실제 해외에서 류입되는 감염병의 상당수는 모기를 매개로 하고있다.
학질로도 불리는 말라리아(疟疾)는 중국얼룩날개모기가 퍼뜨린다. 고열과 오한을 동반하는것이 특징이다. 매년 1억 5000만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며 아프리카에서는 해마다 5세 미만 어린이 100만명이 말라리아때문에 사망하는것으로 추산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게이츠는 최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향후 5년간 5조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심한 열과 통증때문에 《악마의 병》으로 불리는 뎅기열(登革热)은 흰줄숲모기가 옮긴다. 흰줄숲모기는 지카바이러스의 매개체로도 알려져있다. 이름도 생소한 웨스트나일열(西尼罗河热)과 치쿤구니아열(奇昆古尼亚热) 역시 모기로 매개된다.
▲ 합병증 동반하면 치명적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은 대부분 열병이지만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되면 치명적일수 있다. 뎅기열과 비슷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발열과 발진, 관절통 등 급성발열성질환이 가볍게 진행되는 편이다. 하지만 임신부에서 소두증 신생아 발생률을 높이고 급성으로 말초신경과 척수, 뇌신경 등이 파괴돼 마비가 오는 《길랑바레증후군(急性感染性多发性神经炎)》이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
뎅기열은 출혈이나 혈압저하로 인한 쇼크를 동반하면 사망할수 있다. 말라리아도 후유증으로 비장이 커져 파열되기도 하며 기억상실과 경련, 정신분렬 등 중추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치쿤구니아열 역시 사망률은 낮지만 관절이 구부러 채 회복되지 않을수 있다. 웨스트나일열도 뇌막염이 동반되면 사망률이 4∼14%로 치솟는다. 10여년전 미국에서는 웨스트나일열이 류행해 1700여명이 감염되고 5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 백신, 치료제 개발은
모기를 매개로 한 이러한 감염병들은 마땅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돼있지 않다. 말라리아는 백신이 없지만 치료약은 있다. 원충의 종류와 려행지에 따라 말라리아 약의 내성과 약제가 달라 전문의 처방을 받아 써야 한다. 지난해 도유유교수가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뎅기열은 지난해 처음 백신이 개발됐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뎅그박시아》라는 뎅기열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멕히꼬에서 첫 시판 승인을 받았다. 뎅그박시아는 4종의 뎅기열을 예방하는 4가 백신이다. 일본뇌염과 황열은 백신이 나와있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아직 없다. 웨스트나일열과 치쿤구니아열은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 웨스트나일열은 현재 말을 위한 백신만 만들어진 상태다.
현재 급속히 번지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아열대지역의 애급숲모기를 매개로 전파된다는 점에서 뎅기열, 치쿤구니아열 등과 비슷하다. 지카바이러스는 뎅기열, 황열, 일본뇌염과 같은 플라비바이러스(黄病毒科病毒) 계렬이다. 이러한 점에 주목해 브라질과 미국은 공동으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백신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카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돼 상용화되기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사노피(赛诺菲)가 뎅기열 백신을 개발하는데만 20년이 걸렸다. 현재로서는 해외에서 류입될수 있는 감염병을 확실하게 알고 스스로 대비하는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