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매몰자 필사적 구조작업… 시진핑 주석도 위로의 뜻 전해
대만에서 지난 6일 남부지역을 덮친 지진 참사가 벌어진 후 중화권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기간에도 실종자 구조를 위한 사투가 계속됐다. 중국시보(中國時報) 등 현지 언론들은 그러나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실종자가 100명이 넘어, 이들의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지진은 6일 오전 3시 57분 대만 가오슝(高雄)시 메이눙(美濃)구를 진앙으로 한 리히터 규모 6.4였다. 이 지진으로 타이난(台南)시에서만 9개 건물이 붕괴됐다. 특히 피해가 큰 곳은 타이난시 융캉(永康)구 웨이관진룽(維冠金龍) 빌딩 붕괴 참사 현장이었다. 16~17층짜리 건물 4개 동이 맥없이 무너져 내리면서, 잠을 자던 주민 수백명이 매몰됐다.
붕괴된 건물의 벽과 기둥 안에서 양철 식용유통과 스티로폼이 대량으로 발견돼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AP 연합뉴스
소방관과 경찰 등 2851명이 연휴를 잊은 채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는 현장에선 사고 발생 61시간 만에 8세 소녀가 극적으로 구조되는 등 지금까지 300여명이 구조됐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 41명 중 39명이 웨이관진룽 현장에서 발견됐고,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이 103명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4개 동으로 이뤄진 문제의 빌딩은 지은 지 22년밖에 안 된 건물로, 한 동이 먼저 쓰러지자 나머지 빌딩들도 마치 두부가 쓰러지듯 연쇄적으로 붕괴돼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속이 드러난 기둥에서는 식용유를 담는 데 쓰이는 양철 깡통과 스티로폼 등이 대거 발견됐고, 철근 두께도 기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대만 언론들은 전했다. 이 빌딩은 건축 당시 시공사가 재무 위기를 겪는 바람에 겨우 완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에 나선 타이난 검찰은 빌딩 건설업자인 린밍후이(林明輝) 전 웨이관건설 사장 등 3명을 전날 체포해 조사한 뒤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법원에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고 대만중앙통신(CNA)이 전했다.
사고 희생자들에겐 각계의 온정이 전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진 참사를 당한 대만에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양안(兩岸) 동포는 피는 물보다 진한 한 가족"이라며 각종 지원 의사를 밝혔다.
한편 중국 윈난(雲南)성에서도 춘제 당일 연이어 지진이 발생해 155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윈난성 얼위안현(縣)에선 8일 오전 7시 30분과 39분쯤 각각 규모 4.5와 4.0의 지진이 발생했고 오후 11시 49분에는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attic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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