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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채구에서 중국의 하늘과 땅을 만나다1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2.16일 09:32

여행! 얼마나 설레는 단어인지. 지구에 태어났으니 세계 일주는 꼭 하겠다는 소망을 품고 있지만, 일에 매인 현실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았다. 매일 눈 뜨면서부터 잠들 때 까지 카톡으로 업무를 체크하고, 출퇴근 혹은 출장 가는 차 안에서도 일을 놓지 못했다. 늘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성격에, 수시로 혹은 갑자기 일이 생기는 업무 특성. 방전되기 딱 좋은 조합이었다. 정보 포화 상태이던 나의 뇌를 비워야만 했다. 극도로 지쳐 있을 때 나를 되살린 것은 일상과의 단절, 여행이었다. 큰 마음 먹고 간 여행, 출장에서의 잠깐 짬, 주말 동안의 바람 쐬기... 등 뇌를 비우고, 새롭게 채운 이야기를 '뇌맘대로 떠난 여행' 기획으로 나누고자 한다.

뇌가 탈탈 털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 지친다.' 널 부러져 있던 내 눈에 달력이 들어왔다. '대한민국 국가가 인정한 빨간 날, 명절이 얼마 안 남았구나.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명절엔 이곳을 뜨리라!' 마침 그동안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던 곳, 부모님이 계시던 중국이 떠올랐다. 널부러 졌던 나는 신속하게 인터넷 창을 열고 부모님이 계시던 중국의 성도로 가는 여행 패키지를 찾았다. 원래 '젊을 때는 배낭여행' 주의자였지만, 10일도 채 남지 않은 시간에 언어도 모르는 곳에서 헤매는 것보다 안전한 패키지가 나았다. 게다가 지도 한 장 펴들 힘도, 시간도 없었다. 다행히, 기적같이, 절묘하게! 특가로 남은 성도 구채구 여행 패키지가 있었다. 여행사는 친절했고, 날짜도 딱 맞았다. 현지에서 아버지는 일하신다고 하셔서 어머니와 함께 두 명 분을 예약했다. 그렇게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륙으로 떠났다.

공항에서 함께 가는 분들과 첫 인사를 하고서 몇 시간 뒤, 성도 공항에서 극적인(!) 모녀 상봉을 했다. 평소에 통화는 하지만, 지난해 한국에 들어오셨던 때 이후 1년 만에 뵙는 어머니였다. 타지 생활한 지 십수년이 되고 보니, 가족을 만날 때마다 두뇌의 정서적 중추가 활성화되며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몇 시간 함께 있다 보면 또 부딪히기 마련이지만, 첫 만남은 꽤나 애틋했다.



새로운 환경, 뇌에 불꽃을 붙인다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었다. 의욕적인 조선족 가이드 덕분에 현지 설명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 굉장히 좋았다. "여행의 매력은 풍경도 있지만, 현지 문화를 접하는 것입니다."라며 조곤조곤 잘 설명해 주었다. 낯선 환경, 숨어있는 문화, 그리고 일상적이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뇌에 새로운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핸드폰도 잘 되지 않는 곳에 가니, 뇌에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우리가 자극을 받으면, 뇌에서는 새로운 신경 연결을 만들어내고 또한 새로운 신경을 자라게 한다. 그 능력을 '신경가소성'이라고 한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낄 때 눈, 코, 입 등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자극은 뇌에서 전기화학 신호로 전달된다. 그 때 세포의 통제센터인 신경핵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정보가 발현된다. 그러면 시냅스 연결을 새롭게 형성하거나 강화해주는 특정 단백질이 생산된다. 이것이 신경가소성이 발휘되는 과정이다. 특히 주의 집중을 하는 새로운 경험, 유산소 체조, 정서적 각성 등은 이 신경가소성을 향상해준다. 먹는 것도 보이는 것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보니 순간순간 뇌 시냅스가 생기는 듯 짜릿한 느낌이었다.



우선 성도는 해뜨기 힘든 곳이라고 했다. 가이드는 진지한 얼굴로 종종 유머를 날리기도 했다. "이 곳 짐승들은 해를 보면 짖거나 놀랍니다. 태어나서 보지 못했던 거라 놀라고, 오랜만에 봐서 반가워서 짖습니다." 양자강의 큰 네 줄기가 흐르는 사천성(四川省). 중국 남쪽섬 해남도를 알 낳은 암탉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때 닭 엉덩이 가까이 위치하는 곳이다. 48만 평방에 약 9천 만 인구가 살고 있다고 했다. 사천에서만 9천만이라니! 중국의 스케일은 순간순간 나의 뇌를 깜짝 놀라게 한다.

아침부터 버스로 긴 거리를 달렸다. 해발 800m를 넘고, 점심을 먹은 후 2,400m를 올랐다. 놀랍게도 산 아래로 난 터널을 여러 개 지났는데, 터널 길이 5km 정도는 흔했다. 2008년 진도 8.0의 쓰촨성 대지진에 큰 피해를 본 곳으로, 곳곳에 아픔을 딛고 재건한 건물이 지어져 있었다. 산과 산과 산을 넘어, 계속 산이었다. 안개에 싸인 거대한 산 앞에서 정신이 묘해질 정도였다.



모니구 처럼 투명한 미소를 품은 원주민

이 곳 주민들은 야크를 키우는데, 야크 수가 부의 척도이다. 마리 당 0.5~1천만 원 정도로 5마리는 가난한 집, 20마리 정도면 좀 잘 사는 집, 30마리 면 부자란다. 야크는 버리는 게 없는 고마운 동물이다. 뿔로 만든 빗은 2~3만 원대로, 머리의 혈액순환을 도와 흰머리를 방지하고 정전기도 적다. 털은 옷, 가죽은 텐트를 만드는데 쓴다. 심지어 똥은 말려서 연료로, 오줌은 정력에 좋다 하여 결혼 첫 날 남자가 마신단다. 10마리 중 1 마리 꼴로 관상용을 거의 쓰이는 하얀 '공주 야크'가 나온다. 어머니와 나도 공주 야크와 함께 사진을 남겼다.

어느 새 가장 높은 해발고도 6,590m를 넘어서 모니구에 도착했다. 자연 그대로의 원시삼림으로 유명한 곳. 물안개가 자욱하여 더욱 예뻤다. 신기하게도 나무가 자라는 땅 위에 투명한 물이 그렇게 흘렀다. 사람이 지나는 곳에만 젖지 않도록 나무다리를 만들어 두었다. 내가 산에 있는지, 물 위에 떠있는 것인지 싶을 정도였다. 이 곳 민족은 자부심을 가지고 공원 관리를 한다. 물처럼 맑은 원주민의 표정이 참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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