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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미처 몰랐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2.19일 09:03
작성자: 최명광

(흑룡강신문=하얼빈) 설에 놀러 왔던 딸애와 사위가련휴가 끝나 멀리 강소성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애들이 떠나던 날, 나는 멀어져 가는 딸애의 뒤모습을 보면서 쏟아지는 눈물을 걷잡을수 없었다. 한없이 소중한 무엇을 잃은것 같기도, 세살먹은 애를 강변에 내놓 는것 같기도, 내가 숨겨 둔 보물을 누군가 훔쳐간것 같기도 한 심정이랄가, 떠나는 딸 애의 뒤모습을 보면서 허전한 마음을 달랠길 없었다.

  그때 부지중 우리 부모님들도 나를 이렇게 키우셨겠구나하는 생각이 뇌리를 쳤다. 그랬다. 딸애가 소학교를 다닐적에 나는 내가 소학교 다닐 때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애 지중지 키웠는가를 알았다. 딸애가 대학교를 다닐 때에는 내 대학다닐 적에 부모 님들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를 알았다. 나는 조금은 넉넉한 살림이면서도 하나밖에 없는 애를 대학공부 시키려니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들은 째지게 가난했던 그 시절에 올망졸망한 자식들을 굶기지 않고 공부까지 시켰으니 그 고생을 어찌 한입으로 다 말할수 있을가? 하지만 어릴 때 나는 이는 부모님이 응당해야 할 의 무라고만 생각했지 부모님의 은혜와 고생과 희생을 미처 몰랐다. 내가 아이를 키워 보고서야 부모님의 그 깊은 사랑을 알았다. 가난했지만 항상 밝은 모습으로 자식들에게 사랑을 쏟으며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모든것을 희생하신 부모님들이다.

  이번에 딸애를 집에 보내면서 또 한번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꼈다. 20여년전, 나는 고향에서 2백리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사업했었는데 부모님들은 휴가가 끝나 내가 집을 떠날 때면 강변에 보내는 애처럼 손을 잡고 짜증날 정도로 건강과 사업과 생활에서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을 주의하고 무엇을 경계하고…를 재삼 당부하시고 조언하시군 하였다. 차가 떠날 때면 락루하시며 뻐스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손을 저으며 눈물을 훔치군하였다. 그때 나는 미처 몰랐다.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하해같은 사랑을… 이번에 딸애를 집에 보내며 가슴 한구석이 허전해서야 나는 부모님의그 사랑을 다시한번 가슴깊이 느꼈다. 자신이 부딪쳐 봐야만이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겨우 알게 된것이다.

  하지만 깊디깊은 부모님들의 자식사랑을 어찌다 헤아릴수 있으랴! 보리고개에 숭늉 한사발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다시 일밭으로 나가시면서도 자식들에게는 밥그릇을 따뜻하게 챙겨주시던 엄마에 비하면 하나밖에 안되는 애를 힘들게 키웠다고 자랑삼아 말하는 나, 이는 너무나도 사치하고 안일한 고생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지고지순(至高至纯)하다. 지독지애(舐犊之爱)란 말이 있다. 소가 혀로 송아지를 핥아주는 사랑이란 뜻으로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지극한 사랑을 이르는 말이다. 후한서에 이런 이야기가 나 온다. 조조(曹操)는 신하 양수(杨修)의 총명을 질투해 군사기강을 어지럽 혔다는 죄목으로 그의 목을 벴다. 태위를 지내던 양수의 아버지 양표(杨彪)는 아들이 죽자 매우 슬퍼 했다. 며칠뒤, 조조가 겨릅대처럼 여윈 양표 의 모습을 보고 물었다. <어쩌다 이렇게 야위였소?> 이에 양표는<부끄럽 게도 일비 같은 선경지명이 없어지고 어미소가 송아지 핥아주는 자식사랑만 남아 이렇게 됐나이다.>《愧无日碑先见之明犹怀老牛舐犊之爱》하고 답했다고 한다. 나라에 죽임을 당한 아들을 그리워 한다고 무제(武帝)앞에서 감히 말할수 있은것은 어버이의 사랑이 있기때문이 아닐가?

  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부모에게 사팔뜨기 아들애가 있었다. 다른 애들이 매일마다 그애를 사팔뜨기라 곯려 주었다. 어느 하루, 동네어른이 사팔뜨기애 아버지 에게 말했다.

  <동네애들이 집의 아드님을 사팔뜨기라 곯려 주는구만, 한번 단단히 혼뜨검 내야지 않겠소?>

  그러자 그애 부모가 되물었다.

  <사팔뜨기를 사팔뜨기라 하는데 뭔 잘못이 있습니까?>

  그날 저녁, 동네어른이 강변에 물고기 잡으러 나갔는데 어디선가 두런두런 말소 리가 들려 왔다. 동네어른이 말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 보니 그 곳에는 사팔뜨기애 아버지가 두손을 합장하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었던것이다.

  <주여, 제 눈알을 뽑아 아들애한테 주십시오, 제가 사팔뜨기로 되여 벌을 받겠습니 다.>

  그렇다. 내 눈알도 서슴없이 뽑아 자식한테 주는것, 이것이 바로 부모의 자식사랑이다. 그래서 자식은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영원히 알수 없다고 했나보다.

  미처 몰랐던 부모님의 사랑, 나는 지금 그 사랑을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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