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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아래 두 가족?' 캠퍼스 내 韓·中 갈등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3.20일 08:45

#1 서울 한 사립대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온모씨(27·여). 한국에 온 지 1년이 넘었지만 그간 학과 수업은 물론, 교내 행사에도 쉽게 끼지 못했다. 이제껏 말을 튼 한국인 친구는 두어명이 전부다. 조별 모임에선 늘 소외됐고, 매학기 개강·종강 파티에도 참석하라고 먼저 손 내민 사람이 없었다. 온씨는 "첫 학기에는 한국어가 서툴렀기 때문이라 생각했지만 이젠 아니다"며 "언어 장벽을 극복해도 한국 학생에게 다가가기 힘든 보이지 않는 벽이 또 있다. 결국 유학 와서도 사귀게 된 무리는 같은 나라 학생들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2 H대 졸업반인 최모씨(26)는 학기 초부터 걱정이 앞선다. 학점을 끌어올리려면 올해가 마지막 기회인데, 이번 학기 수강 신청한 6개 과목 중 3개에서 외국인 유학생과 같은 조로 편성돼서다. 한 수업은 조원 4명 중 2명이 중국인이다. 최씨는 "외국인 유학생은 부족한 한국어 실력을 핑계로, 개인 약속을 이유로 조별 모임에 소홀한 경우가 허다해 사실상 프리라이더"라며 "과제는 결국 남은 한국인 학생들이 도맡게 된다. 기껏 올려놓은 학점이 되레 떨어질까봐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외국인 유학생은 매해 늘고 있지만, 그들과 한국 학생 사이 장벽은 여전히 높다. 서로 다른 문화와 정서를 탓하며 '물과 기름' 마냥 섞이지 않는 모습이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유학생 마음엔 '반한'(反韓) 감정이 싹트고, 이는 결국 한국 사회 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 전문가들은 대학을 넘어 외국인 유학생을 실질적으로 돌볼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유학생 '10만명' 시대, 갈등도 덩달아 늘어=18일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체류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2000년 4015명이었지만, 2004년(1만7023명)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말 기준 9만6357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안에 10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간 마찰도 늘어났다. 학과 수업·조별 모임에서 서로를 기피하기 일쑤고, 동아리 활동·교내 행사 등에서도 따로 노는 경우가 잦다. 심하면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심심찮다.

특히 중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간 갈등이 심각하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중국인은 총 5만9192명. 전체 유학생 10명 중 6명 꼴을 차지할 정도로 많아서다.

이달 초 서울 한 대학에선 중국인 유학생이 교내 도서관에서 실수로 큰 소리를 냈다가 "중국인이 다 그렇지"란 모욕을 들었다. 더욱이 이 유학생은 도서관 이용을 한 동안 금지당하기까지 했다. 그는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간곡히 말해 (이용금지가) 풀렸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인 전체를 못 배운 사람으로 몰고 가는 상황이 속상했다"고 토로했다.

중국인 유학생 판모씨(24·여)는 1ℓ짜리 생수를 들고 수업에 들어갔다가 한국 학생들에게 비웃음을 샀다. 중국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한국인 학생 몇몇은 손가락질하며 판씨를 구경거리로 만들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고향에 돌아가고픈 심정이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못 참겠다" 반한(反韓) 감정, 중도 귀국 다수=차별과 선입견에 시달린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선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 중국인 유학생 23.3%는 '지인에게 한국 유학을 권유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일본 유학에 부정적'이라고 답한 8.5%에 비하면 3배에 가까운 수치다.

견디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는 유학생도 적잖다. 교육부 대학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외국인 유학생 5만8864명 가운데 중도 탈락한 학생은 3.4% 정도인 1985명이었다. 중도 탈락하는 유학생은 최근 수년간 2000명 안팎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친한'(親韓) 감정으로 한국을 찾았던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을 끝내지 못한 채 귀국하는 건 글로벌 시대인 현재 유망한 인력을 놓쳤다는 점에서 큰 손실"이라며 "더불어 그들이 '반한' 감정까지 가질 경우 이는 장래 우리나라가 통합·발전하는 데 경제·문화·외교 등 여러 방면에서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간 갈등이 깊어져도 대학 내 이를 해소해 줄 수 있는 기구는 마땅치 않다. 각 대학 소속 국제지원센터가 자체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관리하지만, 전문 상담 인력은 부족하고 대부분 지원 프로그램도 자발적인 참여에 기대는 실정이다.

서울시 운영 서울글로벌센터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이주 근로자를 돕는 곳은 많지만 외국인 유학생에 초점 맞춘 기관은 없다"며 "유학생들의 한국 사회 적응과 교내 생활, 향후 취업 준비까지 도와줄 수 있는 정부 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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