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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性과 노출 사이… 공공장소 모유 수유 논란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3.20일 09:35
母性과 노출 사이… 공공장소 모유 수유 논란

- 母性인가, 性的 대상인가

"수유 위해 노출한 가슴은 아기를 먹이기 위한 것"

"가슴 드러내는 건 타인에게 당혹감 준다"

- 가능하다면 수유실에서…

아이와 엄마 모두 편안하려면…

공공장소 수유실 확충해야


'공공장소 모유(母乳) 수유권' 논란이 미국에서 한창이다. 발단은 지난달 말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의 유세 현장. 이 유세장에 나온 한 여성이 6개월짜리 딸에게 젖을 물린 채 환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여성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유세가 끝난 후 샌더스 부인이 유세 중 모유 수유에 고마움을 표했다'고 밝혔다. 이 게시물엔 1만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1600건 넘게 공유됐다. 이 사건이 "모유 수유할 시간을 달라"는 자신의 여성 변호사에게 "역겹다"고 한 공화당 대선 주자 트럼프와 비교되면서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르기도 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 버니 샌더스의 오하이오 유세 현장에서 아이에게 젖을 먹이며 환호하는 여성. 이 여성은 페이스북에 ‘유세가 끝난 후 샌더스 부인이 유세 중 모유 수유에 고마움을 표했다’는 글을 남겼다.



"가리개 하고 수유해도 시선 집중"

공공장소 모유 수유 논쟁은 국내에서도 종종 벌어진다. 한국 여성들이 미국 여성에 비해 신체 노출에 보수적인 편이라 공개적 논란이 이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인터넷 육아·여성 커뮤니티에서는 단골로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다.

회원 240만명의 한 인터넷 육아 커뮤니티에 한 여성이 배고파 우는 아이를 달래려 공공장소에서 수유한 경험과 함께 "SNS를 보니 '더럽다' '화장실 가서 먹여라' 하는 반응에 심란해서 하소연한다"고 적었다. 이 게시물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글쓴이를 지지하는 댓글이 20여건 달렸다. 반면 280만명 회원을 둔 다른 여성 커뮤니티에선 최근 한 회원이 '공공장소 모유 수유에 대한 인식이 나빠서 놀랐다'는 글을 올리자 '욕먹을 일은 아니지만 남들 다 보는 데서 그러는 건 아니다'는 요지의 댓글이 여럿 달리기도 했다.

윤지원(34·회사원)씨는 아이 셋을 모두 모유로 키웠다. 공공장소에서 수유할 땐 앞치마처럼 생긴 수유용 가리개를 썼지만 시선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첫아이를 미국에서 낳은 윤씨는 "미국에서는 가리개를 사용하고 젖을 물리면 크게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한국에서는 다들 쳐다보더라. 식당에 수유실이 없어 양해를 구하고 수유하는데도 주변 사람들이 오히려 당황해해서 민망했다"고 말했다. 일곱 살 딸을 둔 이예은(36·회사원)씨는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내 가슴이 '아기의 먹을거리'라기보다는 '구경거리'가 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공장소 모유 수유’가 전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스페인에선 여성 의원이 의회에서 모유 수유를 해 논란이 됐고, 대만 입법원은 2010년 공공장소 모유수유권을 법적으로 보장했다./Getty Images 이매진스



母性의 상징인가, 性的 대상인가

공공장소 모유 수유가 논란이 되는 것은 여성의 가슴에 대한 관점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여성학자 민가영 서울여대 교수는 "모성(母性)의 상징이자 성적(性的) 대상이라는 여성 가슴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이 공공장소 모유 수유를 바라보는 시선을 복잡하게 한다"고 말했다. 찬성론자들은 "수유하는 엄마의 가슴은 아기를 먹이기 위한 것이다. 성적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반대론자들은 "수유를 하더라도 공공장소에서 여성이 가슴을 드러내는 것은 타인에게 당혹감을 준다. 예의에 어긋난다"고 말한다.

미혼 남성 박정완(30·회사원)씨는 "수유하는 여성을 보면 아무래도 시선이 간다. 상대가 불쾌감을 느낄 것 같아 눈을 피하는데 그런 상황 자체를 만드는 것이 매너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섯 살 아들의 엄마 김윤진(36·회사원)씨는 "구경거리가 된 아기는 무슨 죄인가"라며 "외출할 때 유축해놓은 모유를 젖병에 넣어 챙기거나 수유실 위치를 미리 파악하는 식으로 조금만 신경 쓰면 민망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윤지원씨는 "모유를 먹는 아이는 대개 젖병을 거부하기 때문에 유축해 먹이기 쉽지 않다. 게다가 수유실이 멀거나 화장실 안에 있어 비위생적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가능하면 수유실서 먹이는 게 좋아"

지난 1992년 세계모유수유연맹이 매년 8월 1~7일을 '세계 모유 수유 주간'으로 지정한 이래 국내에서도 '모유 수유 권장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세 아이 엄마인 박소정(37·교수)씨는 "'완모(모유로만 아이를 키우는 것)'를 권장하면서 '숨어서 먹이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여성학자들은 "공공장소 모유 수유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는 대전제에 동의하면서도 "가능하면 수유실에서 먹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여성학 박사인 변혜정 충청북도 여성정책담당관은 "아이가 사회의 자산인 만큼 여성의 수유도 공적 업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아이와 엄마 모두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수유하기 위해 공공장소 수유실이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학자인 조주은 국회입법조사관은 "'공공장소 수유는 부끄러운 것'이라는 시각은 바뀌어야 한다"면서 [removed][removed]도 "이 논의의 결론이 '여성은 아이가 원하면 언제든 공공장소에서도 자신의 신체를 노출해야 하는 존재'로 굳어지는 것은 경계한다. 수유실 수가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전국 공공장소 수유실 설치 현황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공공장소 수유실 설치는 의무 사항이 아니라 권장 사항이라서 현황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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