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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밥, 2차 술, 3차 노래방… 혼자 놀았어요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5.26일 07:32
[대학街 1인 가구·취업난 증가… 친구보다 혼자가 편한 '혼놀族']

"약속시간 잡는 것도 스트레스" 20대 74% '혼놀' 거부감 없어

2곡에 500원 '동전 노래방', 소파·음료 갖춘 만화카페 인기

지난 18일 오후 4시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근처에 있는 한 노래방. 소파와 테이블 대신 노래방 기계 하나만 달랑 있는 약 3.3㎡ 크기의 반투명 부스 12개가 복도 양옆으로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중 절반(6개)의 부스에선 20대 학생들이 혼자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노래방을 찾은 학생은 1명밖에 없었다. 혼자 노래 4곡을 부르고 나온 대학생 안모(29)씨는 "취업 준비를 하며 생긴 스트레스를 풀러 가끔 동전 노래방을 찾는다"며 "혼자 와도 남의 눈치 안 보고 놀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에 이어 노래방이나 영화관에 혼자 가서 여가를 즐기는 '혼놀(혼자 놀기)'이 대학가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운영하는 CJ CGV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표 '한 장'을 예매한 관객은 전체의 10.1%로 나타났다. 1인 관객이 10%를 넘긴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1인 관객 3명 중 1명(37%)은 20대였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에 대학생들의 취업난까지 겹치며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의 한 동전 노래방에서 손님이 혼자 노래를 부르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는 혼자 여가를 즐기는 ‘혼놀족’을 겨냥한 노래방과 만화카페 등이 많이 생기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간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15'에 따르면 한국인(15세 이상)의 56.8%는 '혼자 여가를 즐기는 걸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2007년 같은 조사를 했을 때와 비교하면 약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친구와 함께 여가를 보낸다'는 응답자는 같은 기간 34.5%에서 8.3%로 크게 줄었다.

보통 '혼놀족(族)'에 대해서는 "같이 놀아줄 친구가 없는 외톨이"라는 편견이 따라다닌다. 하지만 사교성이 좋아 친구가 많은 사람도 가끔 자발적으로 '혼놀'을 즐긴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최광남(21)씨는 매달 1~2차례 혼자 영화를 보러 간다. 어차피 영화를 보며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친구와 함께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씨는 "굳이 친구들과 '뭐 할까' '언제 할까' 의견을 맞추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걸 혼자 하는 게 낫다"면서 "과거에 비해 혼자 노는 걸 불쌍히 보는 시선도 없어졌다"고 했다. 실제 최근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20대 1277명에게 '혼자 활동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지' 여부를 묻자 74.7%의 응답자가 '없다'고 대답했다. 20대 4명 중 3명은 혼자 활동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영화나 PC방 등에 한정됐던 '혼놀'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최근 신촌·대학로·건대입구 같은 대학가엔 '혼놀족'을 겨냥한 '동전 노래방'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보통 500원에 노래 2곡을 부를 수 있다. 혼자 오는 손님이 눈치 보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종업원 없이 운영되는 '무인 노래방'도 등장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 동전 노래방에서 일하는 민모(27)씨는 "손님의 절반 정도는 혼자 오는 여대생"이라며 "평소 노래 못한다고 음치(音痴) 취급받는 사람들이 눈치 안 보고 스트레스를 풀러 자주 온다"고 말했다.

인터넷이 확산되기 전인 1990년대에 인기를 끌던 '만화방'도 최근 대학가에서 '혼놀족'이 즐겨 찾는 장소로 부활했다. 푹신한 소파와 먹거리가 제공되는 '카페테리아' 형태의 만화방이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만화 카페 직원 김모(25)씨는 "만화책을 쌓아두고 읽다가 피곤하면 잠깐 자기도 하며 혼자 4~5시간을 보내는 대학생이 손님의 대부분"이라며 "당구장이나 보드카페 등 둘 이상이 가야 놀 수 있는 업종은 대학가에서 점점 사라지고, 이런 만화 카페가 대안으로 뜨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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