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에게 학대받는 개. 사진=SBS 'TV 동물농장' 방송 캡쳐
[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 주인에게 학대받아 시력까지 잃은 개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11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에서는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비슷한 시간에 개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는 제보가 전해졌다.
제보자가 직접 찍은 영상은 말 그대로 충격 그 자체였다. 주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하얀 개에게 폭력을 가하고 있었다. 개는 고통스러움을 이기지 못해 울부짖었다.
제작진은 제보자와 함께 해당 집을 찾아갔지만 문제의 집은 굳게 잠겨 있었다.
주민들의 증언은 계속됐다. 한 제보자는 "개를 구타하다가 던지는 걸 봤다. 화분 뒤에 숨어있는 걸 당겨서 그대로 치더라. 머리부터 맞았는지 팍 소리가 나더라"고 말했다.
이후 제작진은 관찰 카메라를 설치한 뒤 남자의 행동을 살펴봤다. 카메라 속 남자는 담배를 피우며 개를 불렀고 개는 전혀 응답이 없었다. 이에 남자는 직접 집안으로 들어가 개를 끌고 나왔고 서슴없이 폭력을 가했다. 이후 남자가 목줄을 풀어줬지만 개는 겁에 질린 듯 꼬리를 내린 채 가만히 있었다. 그런 개를 바라보던 남자가 갑자기 개의 목덜미를 잡아 집안으로 던졌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던 제작진은 급히 집을 찾았다.
하지만 남자는 "내가 무슨 개를 괴롭히냐. 개에는 손도 안 댔다. 때린 적 없다"고 욕을 하며 부인했다.
개의 사정이 딱했지만 현행법상 우리나라는 동물을 재물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제작진이 임의로 동물을 데려갈 경우 절도로 고발당할 수 있어 뾰족한 수가 없었다.
결국 경찰에 지원을 요청했고, 제작진의 말에는 욕설로 일관하던 남자는 경찰이 등장하자 순순히 문을 열어줬다.
집안에 웅크리고 있던 하얀 개는 걸음걸이도 이상했고 눈도 제대로 뜨지 못 했다. 결국 처벌 받을 수 있다는 경찰의 말에 남자는 주인 포기 각서를 썼고 개를 구출할 수 있었다.
가까운 동물 병원으로 옮겨진 개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의사는 "안구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다. 상황이 안 좋다. 추정컨대 아마 강한 충격으로 안구가 파열된 것 같다. 시력을 되돌릴 시기는 지났다. 오히려 안구를 적출해야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주인의 학대로 평생 시력을 잃었고 골반뼈와 꼬리뼈의 정중앙에도 골절이 있었다.
이를 본 MC 정선희는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잔인하냐. 안 죽은 게 기적이다. 우리가 동물의 주인이 아니라 가족이란 개념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남자 신상 공개해라" "얼굴 모자이크 지워라" "똑같이 만들어 줘야 한다" 등 분노하며 해당 남자의 잔악무도함에 치를 떨었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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