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작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경영권 승계구도를 만들려는 삼성을 막아섰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전자 분사와 거액배당이라는 새 요구를 해왔다는 뉴스 어제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뉴스가 전해진 뒤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김종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작년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위한 삼성물산 주주총회.
결과는 삼성의 압승이었습니다.
[최치훈 / 삼성물산 대표이사] "저희 회사를 지지해주시고 믿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요. 그분들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합병조건이 불리하다며 극력 반대했던 엘리엇은 올해 3월까지 삼성과 송사를 이어갔습니다.
이랬던 엘리엇이 삼성전자 분할과 우리돈 30조원 배당요구를 들고 다시 나타나자,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최고가인 170만원을 찍기까지 했습니다.
그 이유는 초고액 배당을 빼면 양측 이해가 맞아떨어져 요구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엘리엇의 요구는 삼성전자를 계열사 지배가 주업인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다시 지주회사와 삼성 지배구조의 중추 삼성물산을 합병하라는 겁니다.
공교롭게 증권가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온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 지배구조 개편안의 복사판입니다.
이 제안은 주가 저평가 해소가 명분이지만 삼성에게도 총수 지배력 강화에 유리합니다.
삼성전자 대주주의 지분율은 18%대, 하지만 분할만으로도 12%대인 자사주 의결권이 살아나 사업회사 지분율은 30%대가 됩니다.
지주회사는 삼성물산과 합병으로 지분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수십조원 지분이 움직이는데 돈도 들지 않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 제안이 삼성에 지배구조 개편 명분을 줬다는 평가가 압도적입니다.
1년전 적의 제안에 거절 대신 "검토하겠다"는 삼성의 대답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연합뉴스TV 김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