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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 단속 공무원이 "담배 꺼주세요" 요구했더니 20대 남성, 하는 말이…

[기타] | 발행시간: 2012.05.29일 07:54
서울 강남대로 사흘뒤부터 흡연 과태료… 단속공무원 동행기

변명… 비아냥… 모르쇠…

"지방·외국에서 와 몰랐다" "딱 다섯모금만 더 빨고…" 딴청 피우다 꽁초만 건네

흡연 과태료 정착할까

단속요원 사법권 없고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도 과태료 부과 불가능해져

21일 오후 2시 서울 강남대로 서초구 방면, 담배를 피우는 20대 남자를 발견한 서초구 금연지도단속공무원 하해권(61)씨가 다가갔다.

"선생님, 금연단속공무원입니다. 강남대로에서 흡연하시면 안 됩니다. 얼른 담뱃불 끄시고 꽁초는 저희한테 주세요."(단속원)

"…"(20대)

"선생님, 지금은 계도기간이라 과태료는 없습니다. 어서 꺼주세요."(단속원)

20대 남자는 답도 않고 휴대폰을 꺼내 자기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셀카로 찍기 시작했다. 담배를 다 피우고 나서야 이어폰 한 개를 빼고는 "어쩌라고요? 꽁초 달라고요?"라고 말했다. 하씨에게 꽁초를 주고 20대 남자는 천천히 자리를 떴다.

21일 오후 강남대로에서 서초구청 소속 금연단속공무원이 한 20대 남성에게 수차례“담배를 꺼달라”고 하고 있다. 이 남자는 끝까지 담배를 피우고 꽁초만 건넸다(사진 왼쪽). 강남대로 건물 1층의 야외공간에서 50대 남성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강남대로에 인접한 인도가 아니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흡연은 단속이 불가능하다(사진 오른쪽). /박상기 기자 sangki@chosun.com

다음 달 1일부터 서울 강남대로와 양재역 부근에서 흡연단속을 해 최대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원을 제외하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거리에서의 전면적인 흡연단속은 처음이다. 본지는 지난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하루 20만여명이 오가는 강남역부터 신논현역까지 약 935m의 강남대로에서 서초구 금연지도단속공무원의 금연계도활동을 동행취재했다. 본격 단속이 눈앞에 닥쳤지만 단속의 허점과 사각지대가 곳곳에서 보였다. 한 단속반원은 "길거리 흡연은 비흡연자들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특히 보행 시 흡연은 담뱃불과 아이들의 얼굴 높이가 비슷해 자칫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면서 "단속의 실효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태료 부과 사실상 힘들다

"불법주정차 단속은 차 번호판만 찍어 가면 됐지만, 흡연자 단속은 신분증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실제로 과태료 부과가 시작되면 신분증 없다는 사람이 반, 있어도 못 준다는 사람이 반일 겁니다."

불법주정차 단속요원으로 5년 일했던 최모(61) 단속반원의 얘기다. 자칫 마음 약해서 신분증 주는 사람만 단속되고, '배째라'식으로 버티는 사람은 단속하기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현행법상 흡연자가 신분증 제시를 거부하면 사법권이 없는 단속요원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 경찰과의 공조 단속이 이뤄진다지만 매번 경찰을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이날 단속된 흡연자들은 "지방에서 올라와서 몰랐다", "외국에서 최근에 들어와 몰랐다"는 말부터 꺼냈다.

단속의 실효성 문제는 이미 일부에서 현실화되고 있었다. 22일 밤, 강남대로에 즐비한 취객들은 담배를 쉽사리 끄지 않았다. "그래서 저보고 지금 이 담배를 끄라는 말이죠? 딱 다섯 모금만 더 빨고 버리면 안 돼요?"라며 단속공무원들을 약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강남대로에 늘어선 노점상 주인들은 대놓고 줄담배를 피웠다.

◇한 발짝만 넘어가도 단속 못해, 여전한 사각지대

단속공무원 오인숙(51)씨가 단속에 나서자 한 50대 남성은 마지못해 담배를 끄더니 강남대로 안쪽 골목으로 3m 정도 걸어 들어가 다시 담배를 피워 물었다. 단속공무원을 바라보며 웃기까지 했다. 강남대로에 인접한 인도만 단속지역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꼼수를 부린 것이다.

흡연 사각지대는 벌써부터 골칫거리다. 강남대로에서 안쪽 골목으로 몇 발짝만 걸어 들어가도 과태료 부과가 불가능하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건물 야외주차장이나 건물 특성상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야외공간도 마찬가지"라며 "인도가 아니니까 담배 피워도 되는 것 아니냐고 우기기 시작하면 말다툼이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남대로 인도는 금연이지만, 강남대로에 붙어 있는 골목길에서 단체로 사람들이 흡연을 하게 되면 간접흡연의 피해를 막자는 본래의 취지는 무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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