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과 같은 적은 용량의 메모리를 활용해 구동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해외에서 속속 개발돼 주목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트업 기업인‘XNOR.ai’는 휴대전화 중앙처리장치(CPU)에서 구동하는 AI 기술을 개발해 230만 달러(약 26억 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AI는 ‘머신 러닝’을 통해 똑똑해진다. 예컨대, 다양한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고양이 특성을 학습시켜 고양이와 개가 섞여 있는 사진에서 고양이를 구분하도록 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복 학습을 위한 방대한 빅데이터와 고성능 컴퓨터가 필수적이다. 학습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층 구조로 설계된 머신 러닝의 연산 처리가 가능하려면 슈퍼컴퓨터와 같은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한 것이다. 1950년대에 등장한 머신 러닝이 2000년 중반까지 정체됐던 것도 컴퓨터 기술 발전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XNOR.ai는 복잡한 연산 과정을 단순화해 적은 용량의 CPU에서도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배타적 부정 논리합(XNOR)’ 연산 방법을 활용했다. 이는 양쪽 입력이 일치했을 때는 출력을 1로 전환하고 입력이 다르면 0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연산이 필요한 데이터를 크게 줄이고 연산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프로토타입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이미지 캡셔닝’(영상에서 특정 이미지를 인식해 이미지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만약 기존 방식대로 휴대전화에 이 같은 AI 기술을 구동하려면 많은 전력 소모와 처리 시간을 감수해야만 한다.
미국 보스턴의 AI 개발업체 ‘Neurala’도 저가 센서를 갖춘 일반 프로세서에서도 실행할 수 있도록 딥러닝 신경망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인터넷 접속 없이도 단말 자체 CPU에서 AI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기술이 상용화한다면 고성능 컴퓨터에 갇혀 있던 AI를 더 자유로운 세상으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석범 기자 bu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