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롯데 자이언츠가 역대 최초로 프로야구 올스타 베스트10을 싹쓸이했다.
지난 8일 끝난 ‘2012 팔도 프로야구’ 올스타 팬 투표에서 최다득표를 차지한 포수 강민호(89만2727표)를 비롯해 외야수 전준우, 1루수 박종윤 등 주전 라인업 모두가 올스타에 선정됐다. ´별들의 잔치´에 한 팀 선수 10명이 선발 출전한 적은 과거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최고인기구단을 자랑하는 롯데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정작 롯데 구단이나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 당사자들의 마음은 마냥 편할 수만은 없다.
10구단 체제를 둘러싼 야구계와 구단들의 첨예한 갈등 때문이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이사회가 10구단 문제에 대한 분명한 해명이 없을 경우, 올스타전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사회는 10일 10구단 창단 일정 등에 대한 모든 권한을 KBO에 위임하기로 하는 등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지만,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올스타전에 불참한 선수들이 KBO 규정상 무더기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징계는 출장정지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교롭게도 신생구단 창단에 가장 적대적이었던 롯데 구단이 최다 올스타를 배출, 만일 올스타전 보이콧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팬들 역시 원하지 않는 사나리오다.
보이콧 파동과 별개로, 특정 구단이 올스타를 싹쓸이하는 팬 투표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롯데가 아무리 인기구단이라 해도 한 팀이 올스타를 독식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인기도 인기지만, 실력과 상징성 면에서 그 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올스타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과 같이 올스타전을 운영하는 미국,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한 구단이 올스타전 선발 베스트멤버를 싹쓸이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한국보다 구단이 많기도 하지만 소속팀만 보고 몰아주기 식 투표를 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KBO 역시 올스타 선발 방식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이르면 2013 시즌부터 팬 투표 기간을 줄이거나 부분적으로 선수단과 기자단 투표 등을 혼합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올스타는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명예로운 무대다. 구단들의 이기적인 이해관계나 편협한 팬심 등으로 올스타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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