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이데일리 정병준 기자] 기아자동차(000270) (73,500원 ▲ 300 +0.41%) ‘뉴 쏘렌토R’이 지난 5월 출시 이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와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개조차(페이스리프트)이지만 신차 수준의 상품성 개선을 통해 풀 모델 체인지 된 신형 싼타페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기아차는 12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기아차 화성 공장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열고 뉴 쏘렌토R을 국내 연간 3만5000대, 해외 연 23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쏘렌토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총 4만602대가 판매되면서 싼타페(2만4629대)를 제치고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위에 오른 기아차의 대표 SUV다. 쏘렌토는 올해 들어서도 월 평균 2500대 가량의 판매고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7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신형 싼타페가 출시되면서 상황이 시장 구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신형 싼타페는 지난달에만 1만423대가 판매되는 등 국내 시장에 ‘싼타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싼타페의 상승세를 견제하기 위해 기아차는 지난 10일 뉴 쏘렌토R을 출시하면서 ‘세번째 완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개조차지만 신차 수준의 상품성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 두 차종의 경쟁구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상무)은 “뉴 쏘렌토R은 개조차이지만 후측방 경보시스템 등 K9에 적용된 각종 편의 및 안전장치를 탑재해 신형 싼타페보다 사양면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가격에서는 두 차종 모두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뉴 쏘렌토R은 기존대비 최고 110만원 올랐지만 주력트림인 ‘TLX’의 경우 기존보다 인하된 모델도 있다. 뉴 쏘렌토R의 가격은 2.0ℓ 모델 2645만~3640만원, 2.2ℓ 모델 2833만~3813만원이다.
동일 기준으로 볼 때, 신형 싼타페는 2.0ℓ가 2802만~3604만원, 2.2ℓ는 2996만~3776만원으로 2.0ℓ와 2.2ℓ급 모두 하위트림에서는 신형 싼타페가 150만원 이상 비싸지만 최고트림은 36만~41만원 저렴하다.
서 상무는 “고객들이 불만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인상을 최소화는 데 주력했다”며 “가족 중심의 라이프 스타일을 중시하는 30대 중후반 남성이 주요 타깃층으로 삼아 올해는 월 3000대 가량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입차 중에서는 폭스바겐 티구안이 가격 면에서 경쟁모델로 볼 수 있지만 차체 크기면에서는 뉴 쏘렌토R이 더 크다”며 “뉴 쏘렌토R이 아우디 Q5에 버금간다고 볼 순 없지만 향후 수입 SUV에 대응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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