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철퇴를 맞은 쇼핑몰 운영 연예인들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반짝 사과'로 어물쩍 사태를 넘기려는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일부 연예인은 아예 사과조차 하지 않아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9일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6개 연예인 쇼핑몰 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총 3,8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해당 쇼핑몰에 대해 최대 7일간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제재 사실을 게시하라고 명령했다.
지난 3월 말 현재 136개인 연예인 쇼핑몰의 업체 수와 매출 규모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가장 매출이 큰 업체는 진재영의 아우라제이로 지난해 매출이 205억 원이다. 백지영, 유리의 아이엠유리가 90억7,000만원, 황혜영의 아마이가 58억6,000만원으로 뒤를 잇는다.
세 업체 모두 공정위 제재 대상이다. 진재영은 반품 불가 청약철회 방해 행위로 400만원, 백지영, 유리는 가짜 후기 작성으로 1,000만원, 황혜영은 사용 후기 34개 미공개로 8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철퇴를 맞은 연예인 운영자들이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기는커녕 진정성 없는 사과로 누리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한 백지영은 그나마 반성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백지영은 가짜 후기 논란이 불거지자 9일 "많은 책임을 통감한다. 정보 및 양심 부족으로 인해 잘못인 줄 모르고 허위 후기를 남긴 것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 후 아이엠유리 홈페이지에 사과공지문을 게재한 뒤 닷새가 지나자 내렸다. 현재 홈페이지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 사과문이 불과 5일 만에 사라지자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1년 동안 소비자를 우롱해 놓고 겨우 5일 반성?"이라는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매출 1위인 진재영의 경우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응이 없다. 진재영은 최근 한 연예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쇼핑몰 논란에 대해) 딱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황혜영의 반응 역시 진재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해당 쇼핑몰 직원은 "황혜영에게 입장을 들은 게 없다. 요즘 계속 외근 중이다"라고 답했다.
네티즌들은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사과는커녕 입장 표명조차 하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는 '한 가지 일에만 충실해라. 연예인 신분을 이용해 소비자 우롱으로 돈 벌지 말고' '아는 얼굴이라 믿고 샀는데 배신감 느낀다' '연예인 이미지가 쇼핑몰 홍보에 도움 될 텐데 연예인 쇼핑몰은 더 철저해야 한다' '상도의를 어겼으면 자숙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상품이 아니라 해당 연예인을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연예인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각별하다는 얘기다. 연예인의 이미지가 상품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쇼핑몰 운영 연예인들의 뼈아픈 반성이 요구된다.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팀장은 "(공정위 조치가) 청소년 등에게 영향력이 큰 연예인 쇼핑몰의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연예인 쇼핑몰 불공정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