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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교실-나도 한마디]명시를 언제나 “거울”처럼 마주하며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04.18일 08:20
  (흑룡강신문=하얼빈)“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풀꽃’라태주)-이 시를 보면서 원예사로 일컫는 몇십년의 교원생애를 되돌아보면서 둥둥 떠서 꽃밭만 보았지 매 하나하나의 꽃송이의 미소를, 꽃잎파리에 맺힌 이슬을 보아내지 못한것 같아 너무나 송구스럽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였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것처럼/ 나의 이 빛갈과 향기에 알맞는/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의 “꽃”)을 자꾸자꾸 읽어본다.

  나에게 몸짓을 말없이 간청한 애들의 눈짓을 외면한 채 허영심을 쫓아 꿈꾸는 화단을 마구 밟지는 않았는지! 화단에 피여난 꽃을 두손에 받쳐들고 무한한 환희를 느껴본적이 있었던가! 나를 믿으면서 때론 자신의 성장의 기쁨을 조금이라도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 그 소박한 눈짓을 포옹하며 아이들에게 고개 끄덕이며 격려의 눈빛을 보낸적이 있었던가!

  다같은 꽃이지만 갖가지 모양으로 몸짓으로 피여난 그 꽃들! 꽃으로 피여나기 위해 얼마나 긴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면서 벅찬 신고를 쌓아올렸을까!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서정주의 ‘국화옆에서’)

  용케도 피여난 꽃을 두고 늦게 피였다고 짜증 부리지나 않았던지! “내가 잘 했길래!”를 뽐내며 피여난 꽃의 이름에 자신의 성을 달아주기에 안달을 떨면서 그 꽃들을 자신의 면류관에 무작정 렴치없이 꽂으려 하진 않았던지!

  피여난 꽃을 단순히 꽃으로만 보았지 그렇게 피기까지의 려정을 함께 하면서 잡초를 뽑아주고 벌레를 잡아주고 가물 땐 내 맘을 우려 낸 감로수를 뿌려주며 기도하며 두손이 아닌 온몸으로 비바람을 막아준적이 있었던가를!

  미안하구나, 애들아, 저 수수한 민들레꽃으로 피든, 이름 모를 꽃으로 피든 네가 꽃으로서 품고 키웠던 너만의 그 꿈따라 열매를 맺거라!

  순풍에 돛단듯이 피여나는 꽃은 없으리라! 얼마만큼의 노력이 있으면 얼마만큼의 열매가 따르고 희열이 넘치는것은 부인못할 리치인것을 기억하거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 (도정환. 1994년)

  이 시를 그들의 품에 선물하고 싶다! 기나긴 인생려정의 모델을 수업마다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그들의 앞에도 뒤에도 서지 않고 손잡고 나란히 어깨동무하면서 가고싶다!

  우리에겐 자세히 오래 인내하는 끈기, 기다림의 지혜가 전제되여야 하며 우리에겐 하나의 목표를 위해 서로 믿음의 눈짓을 주고받으면서 얼싸안고 서로의 눈물을 훔쳐주는 아량이 있어야 할것이며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성공보다 행복 찾아 가는 길에서 자신을 꽃으로 피워 그 향기마저 아낌없이 풍겨야 하리!

  오늘도 명시들을 거울처럼 마주하면서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때/ 보지 못한/ 그 꽃을/ (고은 ‘그 꽃’)을 두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반성에 반성을 거듭하게 된다.

  /현태석(할빈시 제1조선족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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