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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 한국인의 소통문화를 말하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7.27일 15:42

문유근 매일경제 중국연구소 전문위원

  1992년 8월 한·중 수교를 계기로 중국으로의 한국인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20년이 지난 지금,在中한국인은 약 65만명(유학생 6만 6,000여명 포함)으로, 해외 400만 한국인의 약 16%를 점하게 되었다.

  이들은 수교 10년인 2002년을 전후, 중국 주요 도시에 자연스럽게 한국인 밀집지역인 코리아타운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의 왕징(望京), 선양의 시타(西塔), 칭다오의 청양(城陽)區, 상하이의 구베이(古北)·완커(萬科) 등지가 대표적이다.

  주로 기업체나 자영업자의 사장·직원 및 가족 등으로 이뤄진 한국인사회는 이미 ‘이민공동체’역할을 하고 있다. 이전에 기업체 주재원이나 유학생 위주로 3~4년 정도 단기 체류후, 귀국하던 형태가 지금은 아예 영구 정착형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체 주재원중, 상당수는 임기 만료로 본사 귀임령을 받으면 아예 사표를 쓰고 본사의 대리점 역할을 자임하면서 기존의 중국 거래선과 영업을 계속한다. 이들과 함께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생활에 익숙한 현지에 눌러 앉는 것은 자녀를 한국국제학교나 미국·영국계 국제학교, 또는 명문의 현지 중국 중·고교 국제부에 넣기 위함이다. 영어·중국어·국제감각 등을 익혀 앞으로 어려운 대학 입시와 취업전쟁에 대비시킨다는 의도다. 한국인 자영업자들은 현지 한국인을 상대로 슈퍼마켓·음식점·인테리어·민박·통신서비스·부동산 중계업 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주재원 출신에 비해 언어 장벽, 현지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문화 차이 등을 극복치 못해 현지인에 대한 영업이나 생활상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에는 이같이 파견 근무를 나온 한국인 주재원이나 비즈니스를 하러 온 자영업자중, 현지에 정착한 ‘新中國人’을 朝鮮族에 빗대어 ‘신선족(新鮮族)’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이미 중국 생활에 익숙해져‘중국 특유의 사회주의 체제’에도 적응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들 ‘신선족’의 소통문화에 대해 중국인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베이징대학 모 교수와 연변출판사 모 지국장은 “중국 속담에 어느 산에 가면 그 산에 맞는 노래를 부르라는 말이 있다. 외국인의 현지 적응을 두고 한 말일 수도 있는데, ‘신선족’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꼬집는다. 그들의 비판적 시각을 소개한다.

  첫째, 끼리끼리 노는 ‘그룹별 소통 경향’이 심하다.

  중국에 왔으면 현지 사람들과 어울려 현지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많은 한국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자기들끼리 무슨 고교·대학 동문회, 골프·축구·당구 동호회 등 지역·업종별로 수많은 모임을 만들어 자기들끼리 논다.

  그러다 보니 상하이에 와 15년 가까이 살았다는 ‘신선족’들이 중국어를 통한 일상대화 조차 못하는 사례도 있다 한다. 그냥 그렇게 어울리니, 중국어를 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인사회가 한국인이 중국인로부터 번 돈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 한국 기업의 금고에서 나오는 자금과 한국인들끼리 거래, 교환한 돈을 중국 사회에 소비하면서 굴러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에 왔으면 중국 현지인 지갑을 열여야 하는데!

  둘째, 한국인사회의 폐쇄성·배타성이 강하다.

  중국에 많이 들어와 사는 일본·미국·영국·인도 같은 처지의 이민자신세지만, 일본·아메리카·잉글랜드 타운 이란 것은 없다. 유독 한국인들만이 '중국속의 서울'을 만들어 놓고 자기 말, 자기 노래 등 자기 멋에 겨워 산다고 한다.

  “우리가 중국보다 소득이 훨씬 높기 때문에 굳이 현지화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고 말하는 ‘신선족’들도 있다 한다. 얼핏 보면 단합된 모습 같아 보이지만, 그보다는 편하기 위한 임시방편 같다고 보는 확증이란다.

  좋게 보면 한국인사회가 직장이나 생계를 위해 모여든 집합체에서 유기체적 인 공동체로 발전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왜 현지 중국인이나 외국인들과 어울리는 모임은 하나도 없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사실, 중국인이나 기타 외국인을 주고객으로 하면서 영업 이익중 상당분을 중국 사회에 환원하는 우리 대기업들의 미담도 많다. 그러나 여기서 일부 중국인의 비판적 관점을 소개한 것은 한·중 수교 20주년에 즈음, 한국인사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중국인의 시각도 있음을 상기시켜 보고자 함이다.

  중국에서 코리아타운 속에 안주하면, 한국에 있는 차이나타운에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창업을 하던, 유학을 하던 중국에 왔으면 중국의 문화, 중국의 물건, 중국의 습관을 이해하고 중국인와 외국인과 곁을 부딪히면서 살갑게 지내야 되지 않을까? 그리고 위안화 강세속의 생활의 어려움을 탈피키 위해 중국인의 지갑을 여는데 더욱 열중해야 하지 않을까?

  /문유근 매일경제 중국연구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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