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유회에서 70멍멍이모임 특유의 왕-왕-왕-(旺旺旺) 구호를 외치고 있다.
(흑횽강신문=칭다오)박영만 기자=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운 동갑들을 배려하는 멍멍이띠동갑들의 사랑행각이 한국까지 이어져서 눈길을 끌고 있다.
1970년 개띠 출신으로 무어진 한국70멍멍이모임이 ‘친구들과 함께라면 기쁨 두배 행복 두배’라는 주제로 야유회를 개최했다.
8월 15일 이들은 물 좋고 경치 좋은 강원도 홍천군 서면 한치골길 팬션장에 모여들었다.
한국에 오래 있은 이는 20여년 되었고 특히 이번 구정에 한국에 놀러 왔다가 오도가도 못하고 눌러 앉은 조선화, 이동옥, 박정희씨가 이번 모임에서 가장 큰 열정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70멍멍이모임은 오래전에 한국에 와서 내장목수를 하는 김해룡씨와 식당업을 하는 박윤옥씨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 형태로 진행되였었다. 그러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동갑들의 모임이 더욱 소중하다는 견해에 동감하여 12명으로 무어진 이번 야유회를 조직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평소 다른 업종에 종사하면서도 시종 상호간의 끈끈한 우정을 키우는데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 온지 4년 정도 되는 권정은씨는 중국어강사로 일하다가 투병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내 70멍멍이 친구들은 누구라없이 물심양면으로 관심과 방조에 나섰다. 박윤옥씨는 식당 운영에 바빴지만 기회가 되면 병원에 달려가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당사자에게 힘과 용기를 보태주었다.
권정은씨의 투병소식은 중국 칭다오에 있는 70멍멍이모임에도 전해져 사랑의 기부금 릴레이 모금이 이어졌다.
칭다오 멍멍이들은 성금을 전달하면서 “권정은씨 사랑해요. 우리는 굳게 믿어요. 빨리 완쾌하세요 …” 등 응원 메세지를 끊임없이 보내주었다.
70멍멍이 동갑들의 응원이 영험해서인지 권정은씨는 자신의 굳센 의지로 병마와 싸워 이제는 거의 건강한 모습으로 일상에 돌아와 경기도 김포에서 애터미사업을 하고 있다.
이날 야유회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난 권정은씨는 정이 많은 동갑들의 사랑과 지원에 힘입어 다시 제2의 인생을 사는 느낌이라면서 건강을 되찾은 기쁨 심정을 털어놓았다.
평소에는 집과 직장 두 곳에서만 채바퀴 돌듯 하던 70멍멍이들이 오랜만에 야외에 나오니, 또 그립던 동갑들과 함께 하니 마음은 어느덧 구름인양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다.
식품회사를 하는 김양수, 남구로에서 환전소를 하는 김영록, 경기도 부천에서 국제물류택배를 하는 서덕찬 등은 앞뒤로 다니며 물품을 준비하랴 음료수를 사올라 무척 고생했다.
시원한 계곡물로 만들어진 수영장에 모두를 퐁당 몸을 잠그고 어릴적 물장구 놀이시절로 되돌아 간듯 신이 났다.
푸른 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즐거운 웃음꽃을 피우고 시원한 소주와 막걸리로 목을 추겼다. 지글자글 자체로 구운 삼겹살, 소갈비고기를 싱싱한 야채에 싸서 홀랑 입에 넣어 우적우적 씹으니 식도락이 즐겁다.
여자들의 수다떨기에 익살스러운 김양수씨의 걸죽한 입담이 끼어들 때면 모두들 배꼽을 잡느라 여념이 없다.
인생50지천명이라고 부모님들도 하나둘 저 세상에 보내드리고 코 흘리던 자식들도 이젠 훌쩍 커버려 각자의 인생길로 가는 마당에 조금은 외로워질 수도 있는 시점에 동갑이라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니 마치 타향에서 소꿉놀이 친구를 만난 기분이다
1박2일이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그러나 모두가 이곳에 와서 마음을 힐링한 듯 즐거운 추억을 남겼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현시점을 하루 속히 이겨내고 더욱 밝은 모습으로 만나기를 약속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