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고 정신력이고 정말 형편 없다.”
한국 청소년 야구대표팀 이정훈 감독이 한국선수들에 대한 독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감독은 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콜롬비아와의 예선 4차전에 앞서 “이번 대표팀 소집때 건국대 운동장에서 애들을 보니 실력이고 정신력이고 정말 형편이 없어 하루종일 러닝만 시킨 적이 있다. 정말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감독으로서 쉽게 토로할 수 없는 내용이다. 강한 정신력이 필수인 한·일전에서 지금 같은 상태로는 승리가 어렵다고 보고 의도적으로 선수들을 다그친 것이다.
이날 이 감독의 우려대로 ‘한국 야구의 희망’ 청소년 대표팀 선수들은 해이한 정신력으로 콜롬비아전에 패하면서 2라운드에서 펼쳐질 운명의 한·일전 승리에 물음표를 던졌다. 한국은 선발 이건욱(18·동산고)의 6.1이닝 7탈삼진 1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1-3으로 아쉽게 패했다.
3연승으로 기세를 올리던 한국은 이날 패배로 대회 전승 목표를 접게 됐다. 한국은 1-1로 팽팽히 맞서던 7회초에 ‘에이스’ 윤형배(18·천안북일고)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윤형배는 9회초 2루 견제 실책과 폭투로 뼈아픈 결승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공격에서도 계정웅(18·신일고)등이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찬스마다 견제사와 주루사를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반면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일본 청소년 대표 투수들의 수준은 예상보다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일본대표팀은 당초 경계 대상이었던 197㎝ 장신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18·오사카 토인고)와 160㎞의 강속구를 던시는 오타니 쇼헤이(18·하나마키 히가시고) 외에 감바라 유(18·도카이 다이코후고)도 빼어난 피칭을 보이며 일본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 대회(고시엔) 베스트 전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예선 전적 3승 1패로 2라운드 진출이 확정적인 한국대표팀은 B조 상위 3개팀과 2라운드 경기를 치른 뒤 결선라운드 최종 순위 결정전에 임한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