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이탈리아 자동차 제조업체 ‘피아트(Fiat)’는 최신형 중국 현지전략 차종을 공개했다. 이 신차는 유럽 ‘알파 로미오’와 미국 ‘닷지 다트’ 모델 부품을 공유해 만든 모델이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별 일 아니라는 듯, 하루가 다르게 취향이 세련돼지는 중국 자동차 소비자들의 마음을 신모델 ‘비아지오(Viaggio)’가 잡을 수 있기를 피아트는 기대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여전히 연간 10%대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기가 막히게 타이밍을 잘 맞춰서 시장에 진입했다고 본다.” 피아트가 광저우 자동차 그룹과 합작해서 설립한 GAC 피아트의 로버트 그라직 영업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차 시장이 가장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호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그라직 부장은 내다봤다.
AP
2007년 이후 중국에서 최초로 제조된 피아트 모델 ‘비아지오’의 상하이 발표회 현장.
하지만 하필이면 중국 내수 경기 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을 때 피아트 신형 세단이 시장에 진출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올해 1분기에 승용차와 화물 차량을 모두 포함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전년 동기 증가율이 3.4%인 데 비해—전년 대비 2.9% 늘어나, 960만대를 기록했다. 몇 년만에 두자릿수 성장을 보인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페라리와 같은 명품 자동차 브랜드는 잘 알고있을 뿐만 아니라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비아지오 같은 중형차를 제조하는 이탈리아 브랜드는 생소하게 받아들인다.
“새로운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LMC 자동차의 존 젱은 말했다.
비아지오가 108,800~158,800위안(17,200~25,100달러)으로 가격을 책정하면서, 폭스바겐의 라비다, 포드의 포커스, 쉐보레의 크루즈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피아트는 25~38세 소비자를 겨냥해 중국 전역에서 비아지오를 판매할 계획이다.
비아지오는 피아트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서 제조한 자동차다. 피아트는 난징 자동차 그룹과 8년 동안 합작을 진행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
피아트는 중국에서 피아트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서 TV, 옥외 매체, SNS 등 전방위적인 광고 마케팅에 거액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그라직 부장은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마케팅 비용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 목요일 저녁에 피아트는 상하이 월드 엑스포 센터에 있는 이탈리아관에서 500명 이상을 초대해 비아지오 론칭 이벤트를 열었다. 2012년 올림픽 다이빙 금메달리스트 우밍샤를 비롯한 스타, 딜러, 협력사, 투자자, 언론사 관계자들이 자리를 빛냈다. 피아트는1980년대 중국인들의 사랑을 흠뻑 받았던 외제차 모델인 ‘피아트 126P’ 모델을 소개하면서, 중국인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피아트는 현재까지 딜러 88명을 채용했고, 두세 주 안에 100명까지 인원을 충원할 생각이다.
피아트는 중국 전역에서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지만, 2차, 3차 도시권으로 확대하기 전에 일단 1차 마케팅 도시에 초기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사전 예약 주문은 약 1,000여 건으로 집계됐다.
중국 후난성에서 피아트 딜러로 일하는 우밍춘은 경쟁 차량에 비해 비아지오의 가격이 1~2만 위안 더 낮아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형차 부문을 비롯해 자동차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 피아트는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 작년에 피아트는 크라이슬러 브랜드를 포함해 총 5만대를 판매했다. 피아트는 크라이슬러 그룹에 지분을 59% 보유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GM의 작년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255만 대였으며, 폭스바겐과 폭스바겐의 중국 합작업체의 판매량은 226만대를 기록했다.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서 피아트는 비아지오가 제조되는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1차 생산 목표량인 연간 14만대에서 연간 25~30만대로 수치를 상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피아트는 차후에 출시할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현지 공장에 자동차 부품 라인 2개를 만들어 각 라인마다 모델 2종을 제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