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본점, 1조 매출에 허가수수료 90만원
재벌그룹 소속 면세점에 정부의 특혜가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이 홍종학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재벌그룹 소속 면세점 매출은 4조 4007억원으로 MB정부가 출범한 2008년 2조 1555억원에 비해 2조2400억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 면세점이 국가에 낸 면세점 허가 수수료는 고작 1200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중 매출액 1위는 롯데면세점 본점으로 1조2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위는 호텔신라로 6548억원, 3위는 롯데월드 면세점으로 2522억원을 기록했다.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경우 신라 인천공항면세점이 6946억원으로 1위, 롯데 인천공항면세점이 5792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재벌그룹 면세점의 매출액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는데 비해 이들이 정부에 내는 툭허수수료는 매출액 수준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내 매출액 1위인 롯데면세점 본점과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1위인 신라 인천공항 면세점이 내는 특허수수료는 각각 90만원에 불과하다.
재벌그룹 면세점이 특허수수료를 거의 내지 않고 있는 이유는 모든 특허보세구역 허가사업장의 이용에 대한 수수료 책정에 적용되는 관세법 시행규칙 제68조 때문이다. 사업장 면적에 비례해 수수료를 납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현행 관세법 시행규칙 제68조는 1993년 7월 20일 개정된 이후 현재까지 20년 가까이 한 번도 개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사이 2001년 면세점 사업은 민영화됐지만 수수료율 적용 방식은 바뀌지 않아 민영화 이후 진출한 재벌그룹 면세점들이 쥐꼬리 만한 수수료를 내면서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홍종학 의원은 "서민빵집을 몰아내고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재벌그룹들이 매출액의 30만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특허수수료를 납부하고 있다는 것은 특혜 중에서도 최고 특혜다"며 "빠른 시일내에 관세법 시행규칙을 바꿔 합리적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일신문 전예현 기자
안찬수 기자 khae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