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가 극이 진행될수록 비난을 감수하고 성폭행 소재를 다룬 이유가 공감을 사고 있다.
‘보고싶다’는 어린시절 풋풋한 감정을 교류한 한정우(박유천 분)와 이수연(윤은혜 분)이 하나의 사건을 겪은 후 헤어졌다가 14년이 지난 다음에 다시 만나면서 숨바꼭질 같은 사랑을 하는 멜로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수연이 정우를 납치하려는 일당한테 성폭행을 당한 후 큰 상처를 받는 내용이 지난 14일 방송된 3회에서 그려진 후 소재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제작진은 논란을 어떻게든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묘사는 하지 않았지만 시청자들은 여중생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지난 25일 방송된 4회는 성폭행범 강상득(박선우 분)이 딸이 성폭행을 당한 후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는 수연의 모친(송옥숙 분) 앞에서 뻔뻔하게 행동하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또한 피해자인 수연이 1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상득과 마주친 후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낯선 남자와 가벼운 신체 접촉만으로도 악몽에 시달리는 모습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씻기 힘든 성폭행 피해자들의 상처를 고스란히 대변했다.
정우가 사랑했던 여자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14년이라는 시간을 힘들게 보낸 것도, 수연 모친이 딸을 잃은 슬픔을 딛고 정우에게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잊으라고 조언을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때문에 극 초반 소재가 자극적이라고 지적했던 일부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눈에 띄게 가라앉은 상태. 성폭행 피해자와 가족들의 상처를 조명하고 낮은 처벌 수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사회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보고싶다’의 한 관계자는 최근 OSEN에 “‘보고싶다’는 정통멜로를 다루고자 하는 기획의도와 성폭행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상처를 짚음으로써 성폭행범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한국사회의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제작됐다”면서 “초반 성폭행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 논란이 될 것을 예상하고 연출에 상당히 많은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행 소재 자체가 논란이 된 것은 시청자들이 그만큼 받아들이기 어려운 소재였던 것 같다”면서 “향후 성폭행을 당한 수연과 주변인물들이 어떻게 상처를 극복하고 사람을 통해 구원받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그려지게 되면 왜 이 드라마가 성폭행을 소재로 다뤘는지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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