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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야 되는데 자꾸 입에 들어가

[기타] | 발행시간: 2012.12.08일 13:50
[한겨레][매거진 esc] 따루주모의 술타령

이맘때쯤이면 제철 찾아오는 별미 과메기 예찬

한국 사람들은 안주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은 것 같다. 소주면 탕, 맥주면 오징어땅콩, 막걸리면 파전을 꼭 먹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어떤 안주든 그것과 어울리는 막걸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회를 먹을 때 톡 쏘는 상쾌한 막걸리가 어울리고 탕을 먹을 때는 진한 맛의 탁주가 좋다. 그러면 올겨울에 막걸리와 어울릴 만한 안주가 뭐 있을까? 한 가지 소개하겠다.

나는 겨울이 가까워지면 생각나는 안주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과메기다. 지금도 그 졸깃졸깃한 감칠맛이 생각나서 군침이 절로 돈다. 내가 과메기 마니아가 된 지는 5년 정도다. 어느 겨울밤, 친구들과 홍익대학교 근처에 있는 포장마차에 들러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그때 한국에서 알게 된 친한 오빠가 하얀 상자 하나를 들고 왔다.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채소와 불그스름한 갈색의 덩어리들이 들어 있었다. 내용물이 수상하게 생겨서 처음에는 안 먹으려고 했다. 오빠는 안 먹으면 후회한다며 나의 식탐을 자극했다. 결국 그 집요한 권유에 무너져서 도전을 감행했다.

그 오빠는 과메기는 초장에 찍어 배추와 미역, 김, 쪽파, 고추, 마늘을 곁들여서 쌈으로 먹는 것이 최고로 맛나게 먹는 법이라고 자세히 가르쳐 주었다. 첫맛은 초장의 시큼함이었다. 고추의 매운맛, 미역의 오돌오돌하면서 매끄럽고 담백한 맛이 뒤를 이었다. 채소까지 목을 타고 넘어가자 과메기의 쫄깃함과 육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쌀쌀한 바람만 불기 시작하면 과메기를 기다리기 시작한다. 제대로 된 과메기는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비린내가 난다면 잘못 말렸거나 오래되었다는 증거다.

그런데 나도 못 먹어본 과메기가 있다. 그것은 과메기의 원조, 청어 과메기다. 원래 과메기는 청어를 바닷바람에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서 반건조시킨 음식인데, 요즘 청어가 너무 귀해 꽁치로 만든다. 과메기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과메기라는 말은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술꾼들이 과메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맛 때문만은 아니다. 과메기에는 숙취를 해소해주는 아스파라긴산이 많아서 과메기를 먹다 보면 술에 잘 취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과메기를 먹으면 왠지 컨디션이 좋아지고 덜 피곤한 것 같다. 이유는 더 있다. 과메기에는 생청어나 꽁치보다 오메가산이 훨씬 많고 비타민 E와 A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건강 음식이다.

그러면 과메기와 어울리는 막걸리가 뭘까? 개인적으로 해남 해창막걸리를 추천하고 싶다. 자연 숙성시킨 해창막걸리는 살짝 텁텁하면서 깔끔하고 진하다. 다음날 숙취 없이 잠에서 깰 수 있는 막걸리다.

나는 요즘 과메기를 매일 즐긴다. 손님들에게 팔아야 되는데 절반 이상은 나 혼자 먹는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과메기의 힘으로 이 추운 겨울도 버틸 만하다.

살미넨 따루 '따루주막' 대표

사진 이병학 기자

한겨레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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