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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형용준 "내겐 창업자의 피가 흘러"

[기타] | 발행시간: 2013.02.16일 09:03
<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일촌 할래요?"

위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싸이월드는 '관계'를 새롭게 정의한 서비스였다. 싸이월드엔 부모님이 아닌 숱한 '일촌'이 있었다. 친구의 친구는 '이촌'이라고 불렀다.

'파도'를 타고 친구의 친구 다이어리를 매일 살펴보았다. 도토리를 구입해 미니홈피의 미니룸을 꾸미고 배경음악을 바꾸는 건 일상이었다.

형용준(45) 미쉬팟 사장은 우리에게 이 일상의 혁명을 일으켰던 싸이월드 창업자다. 벤처신화를 만들었던 싸이월드 이후 형 사장은 1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성공과 실패 모두를 경험했다.

형용준 사장은 싸이월드의 추억을 떠올릴 때도 사업 실패를 인정할 때도 시종일관 담담한 태도였다. "창업인의 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형 사장에게는 과거 어떤 결과물보다 지금도 벤처기업가로 살고 있다는 데 자부심이 느껴졌다. 1인기업가로 돌아온 형 사장은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지 들어봤다.

◆얻은 것도 잃은 것도 많은 싸이월드 창업

카이스트 경영과학과 출신인 형용준 사장은 군대고참이었던 정영식 씨와 99년 8월 싸이월드를 창업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실행에 옮기고야 만다"는 형 사장은 관심있게 봐왔던 서비스와 기업 내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 ERP(전사적자원관리)에서 싸이월드를 착안해냈다.

"온라인 소개팅 사이트인 '매치닷컴(match.com)', 6명만 건너면 전세계 모든 사람이 다 이어진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식스디그리스닷컴(sixdegrees.com)'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거기에 ERP에서 떠올린 PRP(Personal Resource Planning, 개인자원관리)란 개념을 얹었죠."

개인자원은 사진 영상물같은 콘텐츠부터 넓은 의미로 전기 사용량, 현금 구매기록까지 개인의 정보가 모두 포함된다. 싸이월드는 개인자원도 친구와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데서 탄생했다.

'일촌'이란 말도 형 사장이 만들었다고 한다. '한 다리 건너'라고 할 때 '한 다리'도 고려해봤는데 '일촌'이 입에 붙었다고 한다.

싸이월드에 대한 초기반응은 좋지 않았다. 싸이월드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UI(사용자 환경)나 디자인도 세련되지 못했다는 것.

"처음에는 싸이월드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인간 파도타기 를 해 보면서 신기하다 재밌다 하는게 다였죠. 인맥 구경 빼고는 별로 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카페와 비슷한 클럽에 반응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이때 싸이월드의 날개를 달아준 멤버들이 등장했다. 바로 NHN의 신설법인 캠프모바일의 대표로 내정된 NHN 이람 이사다. 당시 디자인을 맡았던 NHN 김성훈 이사도 천군만마였다.

"당시 이람 이사는 동아일보 웹PD였어요. 웹PD는 방송국 PD같은 역할을 하는 자리였죠. 이람 이사는 업계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죠. 한번 만나게 됐는데 뜻이 통하더라고요. 이람 이사가 UI면을 신경써줬어요. 김성훈 이사도 디자인을 잘해줬고. 4명이서 똘똘 뭉쳤죠."

하지만 형 사장은 경영 감각이 부족해 회사지분의 90%가 한 투자자에게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회사의 주주구조가 뭔지 몰랐어요. 나중에야 지분이 넘어갔다는 걸 알게 됐죠. 사장에서 부사장으로 강등되게 됐고 자연스레 회사와 멀어질 수 밖에 없었어요."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형 사장은 싸이월드에 대한 애정이 많아 보였다.

"싸이월드가 유틸리티 요소보다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너무 강화한것 같아요. 카카오톡도 게임하기를 얹긴 했지만 '문자메시지'라는 유틸리티 때문에 플랫폼이 될 수 있는 거였거든요. 엔트테인먼트화가 되면 유행에 민감해지고 이용자들이 여기에 빨리 질리는 경향이 있죠. 서비스가 롱런하기 위해선 실생활에 필요한게 돼야 했죠."

◆싸이월드 이후 경험한 성공과 실패

싸이월드를 떠난 후 형용준 사장은 성공과 실패 모두를 경험했다.

2000년 창업했던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세이큐피드는 네오위즈에, 2002년 창업했던 주소록 관리프로그램을 서비스하던 쿠쿠커뮤니케이션은 각각 NHN에 인수됐다. 이후 그는 NHN에서 인맥관리프로그램인 플랜후드를 개발하는 팀장이 됐다.

"저한텐 창업인의 피가. 있는 것 같아요. 조직에 잘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더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겉 같은데 기다려야 할 때가 많고... 결제라인도 길고... 다시 창업을 결심했죠."

형 사장은 2005년 다시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이인프라네트웍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PC에 있는 폴더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 등을 개발했지만 기술력과 자금 문제로 빛을 보지 못했다.

◆1인기업으로 돌아오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형용준 사장은 지난해 다시 '1인기업' 미쉬팟으로 돌아왔다. 형 사장은 뜻이 맞는 1인기업들과 힘을 합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인 '그룹틱'도 NHN 디자인센터장 출신 김경욱 씨와 네오위즈 개발본부장 출신 서성렬 씨가 형 사장과 의기투합해서 만든 결과물이다.

'그룹틱'은 그룹주소록을 관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그룹에 속한 멤버들이 주소록을 수정하고 편집할 수 있다.

"사람이 10명~20명 모이게 되면 서로 명함 주고 받기 힘들잖아요. 주소록이 만들어져도 업데이트도 잘 안되고. 이런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예요.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아서 이용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일본, 미국 등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형용준 사장은 여러번 창업 경험이 있는 선배 벤처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요즘엔 창업환경이 좋아졌어요. 패스트트랙아시아, 케이큐브벤처스, 본엔젤스파트너스 등 투자는 물론 법적인 자문을 구할 기관도 많아졌죠. 제가 싸이월드 시절에 겪었던 일들을 겪지 않아도 되죠.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면 2개월~3개월 안에 만들어서 시장에 보여주는게 좋다고 봅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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