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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과 김정은의 결정적 차이는?

[기타] | 발행시간: 2013.02.21일 10:37
"미 제국주의자들이 앞으로 계속 강경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4차 5차 지하핵실험도 계속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놈들이 우리를 이렇게 제재하고 우리의 존엄을 건드리는데 백두산 대국이 이 이상 더 참을 수 없다고 봅니다."

최근 조선중앙TV를 통해 매일같이 방송되는 주민 인터뷰 프로그램 중의 일부이다. 북한은 3차 핵실험 성공을 발표한 2월 12일 이후 각 지방과 부문별로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핵실험 성공과 반미를 주제로 인터뷰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71회 생일(2월 16일) 행사와 맞물려 이뤄지고 있는 이러한 선전작업은 김정은 제1비서에게 상당한 국내정치적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핵보유국'과 '우주강국' 지위에 올려놓았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기념하면서, 김 위원장의 뒤를 이은 김정은 제1비서가 아버지를 능가하는 담력과 배짱을 가지고 반미 투쟁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이미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최고사령관 동지가 담력과 배짱을 지니신 위대한 분이라는 것을 또다시 절감하게 되었다"

▲ 북한은 3차핵실험 성공 발표 이후 각 지방과 부문별로 핵실험과 반미를 주제로 인터뷰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반미대결전 속에 희생되는 것은...

김정은 제1비서는 이번 긴장 국면을 통해 내부 권력강화라는 정치적 이득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희생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북한 인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이다.

북한은 지난해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검토한 데 이어 올해 신년사를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인민생활 향상에 힘을 쏟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자'는 구호가 신년사에서 제시됐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짐은 미국과의 전면대결전을 내세우면서 사라지고 있다.

북한은 1월 24일 국방위 성명에서 '천만군민의 경제강국 건설도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우주정복투쟁도 ... 미국을 비롯한 온갖 적대세력들의 준동을 짓부시기 위한 전면대결전에 지향되고 복종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과의 전면대결전이 경제건설보다 우선할 것이라는 점을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 뒤 '경제건설에 힘을 집중하려던 우리의 노력에 엄중한 난관이 조성'됐다는 토로가 이어졌다.(3차핵실험 성공 축하 평양시 군민연환대회에서의 김기남 비서 연설, 2월 14일)

▲ 3차핵실험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군민연환대회, 2월 14일,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의 이같은 상황은 김일성이 경제-국방건설 병진 노선을 내세우면서 북한의 경제발전에 지장이 초래됐던 196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60년대 북한은 흐루시초프 비판에 따른 소련 원조 중단, 미국의 월남전 확전과 한일 국교정상화 등 대외 안보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력 강화를 결정하게 된다. '인민경제 발전에서 일부 제약을 받더라도 우선 국방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한 손에는 무기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낫과 망치를 들'기로 결정했던 것이다.(노동당 4기 5차 전원회의, 1962년 12월)

하지만, 한정된 자원을 국방력 강화로 돌리면서 북한은 경제발전에서 상당한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50년대에만 해도 주목할만한 경제성장을 보이다 '60년대 들어 7개년 경제개발계획 목표를 기간 안에 달성하지 못하는 등 경제성장에 지체현상을 보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 지체 현상은 '70년대를 거치면서 남한에 경제적으로 역전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일성은 1970년 노동당 5차 대회에서 '국방비 지출이 나라와 인구가 적은 데 비해서는 너무나 큰 부담으로 되었다'고 시인했다. '60년대의 급격한 군비증강이 자원배분의 심각한 왜곡을 가져오면서 북한 경제발전에 큰 타격을 주었던 것이다.

1960년대 북한과 2013년 북한의 차이

북한이 1960년대에 이어 경제를 일부 희생하더라도 군사 부문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번 밝히고 있다. '60년대 북한이 경험해야 했던 경제발전 과정에서의 부담을 다시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1960년대의 북한과 2013년의 북한은 중요한 차이가 있다. 1960년대의 북한은 인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2013년의 북한은 인민들의 의식주 문제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이는 2013년에 북한 인민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 1960년대보다 훨씬 클 수 있음을 의미한다.

김정은 제1비서는 첫 육성 신년사에서 밝힌 '인민생활 향상에서의 결정적 전환' 의지를 벌써 접어버린 것일까? 북한 주민들에게는 봄이 빨리 오지 않을 것 같다.

* 북한학 박사인 안정식 기자는 SBS에서 한반도 문제를 취재, 보도하고 있으며 북한포커스(www.e-nkfocus.co.kr)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 /안정식 SBS 기자(북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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